트럼프 연이은 발언으로 캐나다 외교 압박… 카니 정부는 신중 대응
아프가니스탄·대중국 관계·영토 발언까지 확산… 장관급 선에서 대응
강경 반박 대신 관리 모드 선택… 외교 리더십의 계산된 침묵
[Youtube @Bloomberg Podcasts 캡쳐]
(미국)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극도로 절제된 태도를 보이며 일주일간 이어진 외교적 긴장을 일단락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나토(NATO) 동맹국들의 기여를 폄하하고, 최근 캐나다가 중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을 두고 "중국이 캐나다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23일 퀘벡시티에서 열린 내각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트럼프 "동맹국들 최전선 피해"... 캐나다 군 당국 강력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동맹국 군대들이 최전선을 피해 뒤쪽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국방부와 보훈처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장관은 서면 성명을 통해 "캐나다군은 결코 뒤에 물러서 있지 않았다"며, "위험한 칸다하르 지역에서 동맹국들과 나란히 최전선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진 아프간 파병 기간 동안 캐나다군 158명이 전사한 바 있어, 트럼프의 발언은 캐나다 내 참전 용사들의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과의 밀착 경고 및 앨버타 분리주의 자극
외교적 압박은 군사 문제를 넘어 경제와 내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정부가 최근 중국과 전기차 및 농산물 관세 인하에 합의한 것을 두고, 캐나다가 권위주의 정권인 중국의 경제적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우파 매체에 출연해 앨버타주의 분리주의 정서를 언급하며 "앨버타인들은 주권을 원하며, 미국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발언해 내정 간섭 논란을 일으켰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발언들을 "라커룸 토크" 수준으로 치부하며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중견국 외교'와 '국가 단결' 강조하는 카니의 전략
카니 총리는 트럼프와의 직접적인 설전 대신 '원칙 있는 실용주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강대국들의 경제적 압박에 맞서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퀘벡시티 내각 회의에서는 국가적 단결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도발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다각화된 무역 관계를 구축하고 국내 갈등을 관리함으로써 캐나다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