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에 수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이 불필요한 외출과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3일 기준 캐나다 환경부는 토론토 전역에 한파 경보를 발령했으며, 이날 밤 체감온도는 바람을 고려할 경우 영하 30도에서 영하 3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혹독한 수준이다.
북극 소용돌이와 제트기류 정체가 만든 한파
이번 강추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극 상공에 형성된 ‘북극 소용돌이’다. 고위도 상공에 머물던 찬 공기가 제트기류의 흐름이 고정되면서 남하했고, 이로 인해 토론토를 포함한 온타리오 남부 지역에 장기간 혹한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 기상학자 트루디 키드는 제트기류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데, 현재는 이 경계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냉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온 자체도 영하 2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단순한 체감온도 문제가 아니라 ‘실제 공기 온도’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한파라는 평가다.
고위험군에 더 치명적인 날씨
기후 전문가 데이비드 필립스는 이번 한파가 특히 어린이, 호흡기·순환기 질환이 있는 노년층, 야외 근무자, 노숙인 등에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추위 속에서는 짧은 시간의 노출만으로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흉통, 근육 통증과 무력감, 손발 저림과 피부색 변화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주말 동안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제설 작업과 같은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외출은 가능하지만 ‘조건부’
전문가들은 “절대 밖에 나가면 안 되는 온도”를 단정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연령, 건강 상태, 복장에 따라 위험도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바람을 등지고 이동하고, 가능한 한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복장은 여러 겹을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장갑보다는 벙어리 장갑이 보온에 유리하고, 외투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재질이 적합하다.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동상 예방의 핵심이다. 필립스는 “몸을 단단히 감싸는 것이 민망할 필요는 없다”며, 보온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옷이 젖었을 경우에는 즉시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중요하다. 수분은 체온 손실을 크게 가속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도 예외 아냐
강추위는 반려동물에게도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의 평소 산책 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야외 노출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안팎까지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저체온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눈도 이미 ‘평년 이상’
이번 겨울 토론토에는 이미 11월 이후 104센티미터의 눈이 내렸다. 통상 한 시즌 평균 적설량이 약 114센티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겨울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평년치에 근접한 셈이다. 1월 적설량도 평균을 약 10센티미터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2월과 3월이 남아 있고, 지난해에도 가장 눈이 많이 온 달이 2월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한파가 겨울의 ‘정점’이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상 속 판단이 중요한 시점
이번 강추위는 단순히 ‘춥다’는 표현으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외출 여부, 야외 활동 계획, 복장 선택 같은 일상적인 판단 하나하나가 안전과 직결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외출을 미루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충분한 준비와 주의를 기울일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