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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나다 “수학은 못해도 괜찮다?”
캐나다 수학 성취도 하락의 배경과 과제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캐나다 학생 수학 성취도 10년 이상 하락세 지속
탐구 중심 수업 확산·기초 학습 공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
조기 개입·교사 주도 수업 강화 필요성 부각
[Unsplash @Brianna Lengacher]
[Unsplash @Brianna Lengacher]
(캐나다)
캐나다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가 10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들은 이 같은 흐름을 단기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며, 교육 현장과 가정,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학을 못해도 괜찮다”는 사회적 허용

퀸스대학교 초등수학교육 명예교수 린다 콜건은 캐나다 사회 전반에 퍼진 수학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읽기를 못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어른은 없지만, 수학을 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된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이 학부모와 교실을 거쳐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설명이다.
콜건에 따르면 유치원과 1학년 시기의 수학 성취도는 읽기 능력보다도 장기적인 학업 성취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지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수학 학습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돼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탐구 중심 수업의 한계

지난주 발표된 C.D. 하우 연구소 보고서는 캐나다의 수학 성취도 하락을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규정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위니펙대학교 수학·통계학과 교수 안나 스토케는 2023년 기준 국제 비교 자료에서 캐나다 학생들이 모든 주에서 평균적으로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보면서도, 최근 수십 년간 확산된 ‘탐구 중심(inquiry-based)’ 수업 방식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 접근법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 전략을 찾도록 유도하지만, 충분한 기초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콜건은 “문제는 아이들에게 전략을 발견하게 하면서도, 그 전략을 떠받칠 지식의 ‘저장고’를 채워주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토케 역시 보고서에서 “교사 주도의 명확한 설명식 수업이 특히 초보 학습자와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교실 안 ‘수학 불안’의 전이

또 다른 문제로는 초등 교사들 사이에 존재하는 ‘수학 불안’이 거론된다. 콜건은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수학을 어렵고 부담스러운 과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런 태도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전달된다고 말한다.
교사가 “오늘은 어려운 걸 해볼 거야”라는 표현을 쓰는 순간, 아이들은 실제 난이도와 상관없이 수학을 두려운 과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학습 동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법은 ‘재정 확대’보다 ‘방향 전환’

보고서는 문제의 해법이 단순한 교육 예산 증액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캐나다는 이미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웃돈다. 반면 일본은 캐나다보다 약 14%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수학 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스토케는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이라며, 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초등 4학년까지의 구구단 숙달 점검 의무화,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전 학년 대상 수학 능력 정기 선별 검사를 제안했다. 이는 학습 격차가 누적되기 전에 조기 개입할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된다.

고등학교 이후의 기회 격차

문제는 초등 교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재 캐나다 학생 중 절반 미만만이 고등학교 12학년 수학 또는 과학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건은 이를 “충격적인 수치”라고 표현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학생들이 대학·전문대·기술 교육·견습 과정 등 진로 선택의 폭이 크게 제한된다. 많은 학생들이 “미래에 수학이 필요 없을 것”이라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직업과 교육 경로에서 수학적 사고가 요구된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기초로 돌아가야 할 시점

캐나다의 수학 성취도 하락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방향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기초 연산과 개념 이해를 소홀히 한 채 탐구와 자율에만 의존했던 흐름을 재점검하고, 교사 주도의 체계적 수업과 조기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의는 수학 시험 점수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세대의 진로 선택과 국가 경쟁력에 직결된 사안으로 읽힌다. 수학을 ‘특정 소수만의 재능’으로 여겨온 사회적 인식부터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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