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밤에 한두 번 화장실에 가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수면이 자주 끊긴다면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수면 중 요의로 잠에서 깨는 현상은 ‘야간뇨(nocturia)’로 불리며, 빈도가 잦아질 경우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몇 번부터 문제가 되나
토론토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 소속 비뇨기과 전문의 딘 엘터먼 박사는 “가끔 한 번 깨는 것은 정상 범주”라면서도, “하룻밤에 두 번 이상 반복된다면 의학적으로는 비정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야간뇨의 핵심은 단순히 밤에 소변을 보는 행위가 아니라, ‘소변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어야 하는 상태’다. 엘터먼 박사에 따르면 성인 약 30%는 밤에 최소 한 번은 화장실에 가며, 60~70세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 수준까지 높아진다. 남녀 간 발생률 차이는 거의 없다.
단순 불편을 넘어선 위험
야간뇨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야간뇨는 낙상 위험을 약 20%, 골절 위험을 32%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잠이 덜 깬 상태로 이동하는 고령층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엘터먼 박사는 “문제는 깬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라며, 수면 분절이 누적되면 주간 피로, 집중력 저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생활습관부터 질환까지 다양
야간뇨의 원인은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 가장 흔한 원인은 취침 전 과도한 수분 섭취다. 그러나 그 외에도 수면무호흡증, 당뇨병, 심장·폐 질환, 체액 저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신장이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떨어져 밤에 생성되는 소변량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가 방광을 완전히 비우지 못하게 만들어 야간 빈뇨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대응
전문가들은 우선 생활습관 점검을 권한다. 취침 2~3시간 전부터 수분 섭취를 줄이고, 염분과 알코올 섭취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리에 체액이 고이기 쉬운 사람은 오후 늦게 다리를 올리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원인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나
엘터먼 박사는 “짠 음식을 먹었거나 술을 마신 날 밤에 한두 번 깨는 것은 흔한 일”이라면서도, “이런 일이 장기적으로 반복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생활습관 문제라면 조정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고, 당뇨병은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과민성 방광이나 전립선 비대는 약물 치료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으며,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CPAP)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의 질이 보내는 경고
야간뇨는 많은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증상이지만, 반복될수록 삶의 질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밤에 깨는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수면이 계속 방해받고 있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