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략 경제 협력 대통령 특사로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을 위해 2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도 함께했다. 또 ‘팀 코리아’에 참여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물론, 현대차를 포함한 다수 우리 기업이 동행한다.
강 실장은 이날 오전 출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 잠수함의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서 양국 간의 산업 협력, 그리고 안보 협력을 확대해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캐나다 정부의 최고위급들을 만나 직접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또 “이번 수주 건은 최근 진행된 방산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국내 생산 유발 효과만도 최소 4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수주에 성공하면 300개 이상의 협력업체 일거리가 주어지고 2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이번 잠수함 수주전에 대해 낙관하진 않는 분위기다. 강 실장은 “잠수함 수주는 대한민국과 독일 양국으로 압축됐다”며 “독일은 자동차, 첨단 화학 등 제조업 강국이고, 우리가 잠수함 개발 초기에 독일에서 기술을 전수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기술 강국’인 양국의 경쟁은 잠수함 성능이 아닌, 산업 협력에서 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양국 잠수함 기술 수준을 일차적으로 확인한 후, 지속적으로 현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 장관도 숏리스트(적격후보) 선정 직후 “군사적 기준은 이미 충족됐다”며 “이제는 캐나다 경제에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느냐가 최종 판단 기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최종 입찰 점수의 15%가 산업기술혜택(ITB)과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이번 특사단에 현대차그룹이 포함된 건 이같은 산업 협력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승부수다. 업계에서는 현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캐나다 정부 인사를 현대차 측에서 만나 수소차 공장 증설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화오션은 캐나다 액화천연가스(LNG)·해상풍력 개발 사업 참여를 논의할 전망이다.
강 실장은 “이번 잠수함 캐나다 사업과 같이 큰 대규모 방산 사업은 무기의 성능이나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쟁 업체인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도 희토류·광업 개발, 인공지능(AI), 자동차 배터리 분야까지 포괄하는 독일 국가 차원의 대규모 경제 협력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특사단은 캐나다에 이어 19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조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노르웨이도 방문한다. 이미 폴란드 수출 실적이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가 낙점받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최근 유럽 내에서 커지고 있는 안보 분야의 ‘유럽 우선주의’가 변수다.
청와대는 강 실장의 특사 파견을 통해 안보·산업을 아우르는 한국 정부의 협력 의지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강 실장은 “캐나다에 ‘진짜 친구는 겨울에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주 캐나다가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이라고 한다”며 “수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고 대한민국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