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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간 최소 10발 쐈다"
미국 전역 뒤집은 이민당국 총격 영상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국 요원들에게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의 임시 추모 장소에 놓인 액자 속 사진 위에 묵주가 놓여 있다. 1월 24일, 연방 요원들은 빙판길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37세의 미국 시민이자 중환자실 간호사인 알렉스 프레티를 총격으로 사살했다. AFP=연합뉴스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국 요원들에게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의 임시 추모 장소에 놓인 액자 속 사진 위에 묵주가 놓여 있다. 1월 24일, 연방 요원들은 빙판길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37세의 미국 시민이자 중환자실 간호사인 알렉스 프레티를 총격으로 사살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2명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이민 당국의 예산안 통과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직접 등판해 이민 단속에 맞서고 있는 시위대를 향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요원 살해 시도”…“정부가 거짓말”

25일 국토안보부(DHS)와 미니애폴리스 경찰 발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재향군인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던 37세 남성 제프리 프레티가 연방국경순찰대 요원이 쏜 총에 숨졌다.


DHS는 사건 발생 후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프레티가 9㎜ 반자동 권총을 지니고 미국 연방국경순찰대 요원들에게 접근했다”며 “요원들이 그의 무장을 해제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단속 작전을 지휘하는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사령관은 “(프레티가) 최대의 피해를 주고 집행관들을 학살(massacre)하려 했다”라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프레티의 권총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리며 “장전됐고, 발사 준비가 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드롭 사이트 뉴스’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프레티는 연방 요원에 밀려 쓰러진 한 여성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려고 했고, 그때 다른 요원들이 접근해서 프레티의 등 뒤에서 그를 붙잡는다. 최소 5명의 요원이 프레티를 바닥에 쓰러뜨려 제압했고, 약 8초 후에 ‘그가 총을 갖고 있다’고 소리치는 요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요원 중 한 명은 프레티에게 접근했을 때는 빈손이었다가 몸싸움 와중에 총 한 자루를 집어 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황상 프레티가 소지했던 총을 회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총을 빼앗긴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티의 등을 향해 요원들은 5초 간 최소 10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유가족 “역겨운 거짓말”…공화당서도 우려

프레티는 미니애폴리스 재향군인(VA) 병원에서 5년간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아들은) 간호사로서 자신의 돌보던 참전용사들을 진심으로 아꼈다”며 “행정부가 아들에 대해 퍼뜨린 역겨운 거짓말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사망한 프레티는 교통과 주차 위반 외에 범죄 전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합법적 총기 보유자로 주 법에 따라 공공장소에 권총을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허가증도 받은 상태였다.

이민 단속 당국의 과잉 대응 가능성이 제기되자 공화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총기소지 옹호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화당 소속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SNS에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사형 선고가 아니라 헌법으로 보호받는 신이 부여한 권리”라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법 집행이나 정부에서 일할 자격이 없다”라고 썼다. 미국총기소유자협회(Gun Owners of America)도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접근해온 총기 휴대 허가증 소지자를 연방 요원이 쏘는 게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정부 수사 참여 차단…시위 전국 확대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37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현장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동시에 이곳은 2020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내건 전국적 시위와 확산됐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굿의 사망 사건 이후 굿을 “좌파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굿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ICE 요원을 살해하려했다며 당시 총격이 정당방어였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들이 찍은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현장 상황은 정부의 설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국토안보부는 이민세관단속국과 국경순찰대를 관할하는 국토안보부가 직접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네소타 주정부의 수사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미네소타주 범죄검거국이 사건 직후 파견한 요원들은 현장 접근이 차단됐고, 주 당국은 “사건에 연루된 요원들의 행방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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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현지시간 24일, 연방 이민국 요원들이 한 남성을 사살한 현장 근처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투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네소타연방법원은 이날 프레티 사망과 관련한 증거와 인멸 또는 증거보존 실패를 막아달라는 미네소타주 당국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향해 “거만하고 위험하며 오만한 수사로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란법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월즈 주지사는 “연방 당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주 정부가 수사를 주도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불의에 맞서 목소리 내야”
이런 가운데 야권 내 여전히 ‘지분’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 성명을 내고 “프레티에 대한 살해는 가슴 아픈 비극이고, 정당과 상관없이 모든 미국인에게 한 국가로서 우리의 핵심 가치라 공격받고 있다는 경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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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치명적 총격 사건 이후 발생한 대치 상황에서 연방 요원이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연방정부 요원들이 주민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며 도발하고 위험에 빠뜨릴 목적으로 고안된 것으로 보이는 전술을 아무 제지 없이 펼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미국인의 분노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은 미니애폴리스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평화 시위 물결을 지지하고 영감을 얻어야 한다”면서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기본적인 자유를 지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민인 우리 각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24일 미네소타를 비롯해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고, 전국에 걸친 추가 시위가 예고된 상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불합리한 관행,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제보와 취재 요청은 news@koreadailytoronto.com 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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