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겨울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전통의 아이스하키 강호 캐나다와 미국의 라이벌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 중계권사인 NBC가 캐나다를 겨냥한 도발적인 광고를 내보내며 기선 제압에 나선 가운데, 캐나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를 담담하면서도 단호하게 맞받아치며 빙판 위에서의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NHL 선수들이 다시 가세한 이번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양국 자존심이 걸린 거대한 '빙판 전쟁'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의 눈물은 우리의 끼니" 미 언론의 이례적 도발
최근 미국 NBC는 올림픽 홍보 영상에서 "밀라노에서 가져올 가장 큰 상표는 바로 캐나다의 눈물"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캐나다를 직접적으로 자극했다. 평소 예우를 갖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러한 도발에 대해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위켄드의 'Save Your Tears'를 배경음악으로 한 대응 광고로 맞불을 놨다.
양국 언론이 올림픽 시작 전부터 장외 설전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이번 대회 하키 금메달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임을 방증한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결승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준경승에서는 캐나다가 미국을 꺾었고, 2025년 2월 4개국 페이스 오프에서는 캐나다가 연장에서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샘 라인하트와 브래드 마천 "결국 웃는 쪽은 우리"
캐나다 대표팀의 주축인 샘 라인하트는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금메달을 따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다"고 응수했다.
'악동'으로 불리면서도 실력만큼은 최고인 브래드 마천 역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라며 "미국과의 경쟁은 언제나 치열하지만, 우리의 노력과 실력으로 캐나다 국민의 지지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천은 특유의 유머를 섞어 "빙판 위에서 말싸움은 자신 있다"며 심리전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기세를 보였다.
'4개국 대회' 난투극의 연장선, 실력 차는 종이 한 장
지난해 열린 4개국 대회에서 양국 국가 제창 시 야유가 쏟아지고 경기 시작 9초 만에 세 번의 싸움이 일어났을 정도로 캐나다와 미국의 하키 전쟁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두 나라의 실력 차이가 극히 미미해져 아주 작은 실수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선수들은 "자만심은 없지만 기대치는 정확히 알고 있다"며, 겸손하면서도 강한 집중력을 유지한 채 밀라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한·일전이 되어버린 라이벌의 정수와 품격
마치 한·일 양국의 스포츠 경기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경쟁이 북미에서 벌어지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하키 라이벌전은 올림픽의 흥행을 이끄는 최고의 카드다. 미국의 도발적인 광고는 마케팅의 일환일 수 있지만, 그 바탕에는 캐나다 하키에 대한 경외심과 질투가 깔려 있다. 캐나다 선수들이 이러한 자극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진정한 하키 종주국의 품격을 보여준다.
밀라노 빙판 위에서 흐를 눈물이 과연 미국의 호언장담처럼 캐나다의 패배 때문일지, 아니면 라인하트의 말처럼 금메달을 거머쥔 환희의 눈물일지 전 세계 하키 팬들의 심장이 벌써부터 뛰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