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윈저-디트로이트 간 '고디 하우 국제교(Gordie Howe International Bridge)' 개통 저지를 위협하며 지분 50%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해당 사업의 실제 계약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팩트체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미국은 이미 법적으로 공동 소유권을 보장받고 있으며, 건설 자재 역시 북미 합의안을 준수했다.
왜 캐나다가 미국 땅에 놓는 다리 비용까지 냈나?
고디 하우 다리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미국 미시간주 의회가 예산 배정을 거부하며 수년간 표류했다. 당시 인근 앰배서더 다리의 민간 소유주가 정치권을 압박하며 공공 교량 건설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에 캐나다 연방 정부는 북미 최대 무역로의 정체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2012년 미시간주와 '교량 건설 협정(Canada-Michigan Crossing Agreement)'을 맺고 미국 측 부지 건설비를 포함한 약 64억 달러의 사업비 전액을 먼저 부담하기로 했다.
지분 50% 요구? 이미 협정에 명시된 '공동 소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분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2012년 협정서에는 이미 이 다리가 캐나다와 미시간주의 '공동 공공 소유(Publicly owned)'임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캐나다가 선투자한 건설 비용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통행료 수입은 캐나다 연방 정부가 가져간다. 투입된 원금이 모두 회수된 이후부터는 통행료 수익을 미시간주와 공유하게 된다. 즉, 미국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전략적 요충지의 다리 지분 절반을 확보한 셈이다.
"미국산 자재 없다"는 주장의 허구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기한 "미국산 콘텐츠가 전무하다"는 비판도 사실과 다르다. 협정문에 따르면 교량의 핵심 구성 요소인 철강과 철제 제품은 반드시 캐나다 또는 미국산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실제 시공 과정에서도 이 '북미 우선 구매' 원칙이 엄격히 적용됐다.
사실을 비트는 '트럼프식 협상', 논리로 맞서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논리에 팩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주장은 늘 사실관계에 기반한 비판이라기보다, 재협상을 앞두고 캐나다를 위축시키려는 '노이즈 마케팅'에 가깝다. 이미 문서화된 국제 협약과 수년간의 공정 과정을 무시한 채 "보상 없이는 개통 불가"를 외치는 것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의 트윗 하나하나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미시간주 정부와 함께 2012년 협정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환기시켜야 한다. 64억 달러라는 거대 자본을 들여 미국의 인프라까지 지어준 캐나다의 '선의'가 ' dependence(의존)'로 곡해되지 않도록 단호한 논리 무장이 필요한 때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