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생산성, 미국 대비 71% 수준으로 하락하며 '국가 비상사태' 수준에 직면
로저스 부총재 "AI 도입 주저하면 도태될 것...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인내 필요"
기술 전환기 속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강화
[Youtube @cpac 캡처]
(오타와)
캐롤린 로저스 캐나다 중앙은행 수석 부총재는 12일 토론토 대학교 로트먼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생산성 챌린지' 행사에서 캐나다 경제의 '속도 제한(Speed limit)'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 채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유리창을 깨고 비상벨을 눌러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그 유리창을 깰 때"라며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 태도를 지적했다.
투자 결핍이 부른 '악순환' 소상공인 AI 적응 지원이 관건
로저스 부총재는 캐나다 생산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기술 투자 부족, 주(州) 간 무역 장벽, 낮은 시장 경쟁력을 꼽았다. 특히 캐나다 경제의 중추인 중소기업들이 자본 부족으로 투자를 미루고, 이것이 다시 생산성 하락과 이윤 감소로 이어지는 '비정상적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캐나다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와 인플레이션의 함수관계 "엔진 과열 막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
AI 도입이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로저스 부총재는 경제를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며 "잠재적 생산 능력을 초과해 엔진이 과열되면 결국 인플레이션이라는 연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즉각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질 경우 초기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전환기적 불안정성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의 체질 개선을 지원하는 '균형 잡힌 통화 정책'을 운용할 방침이다.
'실패의 두려움'보다 '뒤처짐의 공포'가 더 큰 시대
로저스 부총재의 발언은 보수적인 캐나다 기업 문화에 던지는 묵직한 경고장이다.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늦는다"는 그의 말처럼, 지금은 데이터 입력이나 단순 행정 업무 등 하위 직급의 일자리부터 AI로 대체되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다. 캐나다가 '저고용-저해고'라는 통계적 수치에 안주하며 혁신을 늦춘다면,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관리하면서도 AI라는 파도를 타야 하는 캐나다 경제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실패를 감수하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