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90.25점… 한국 설상 종목 첫 올림픽 금메달
두 차례 넘어짐 딛고 3차 시기 대역전… 불굴의 재기
클로이 김 은메달… 라이벌 구도 속 세대 교체 신호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은메달리스트 미국의 클로이 킴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국제)
한국 스노보드의 새별 최가온(18)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궜다. 넘어짐과 부상 우려를 딛고 일어선 집념의 질주는 현장을 찾은 관중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가온은 90.25점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3차 시기에서 고난도 기술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경쟁자들을 제쳤다.
두 번의 충돌, 세 번째 도전…90.25점 금빛 역전
최가온의 결선은 순탄치 않았다.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 과정에서 착지 중 엣지 부근과 강하게 충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몸 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은 현장의 긴장을 고스란히 전했다.
(밀라노=뉴스1) 김진환 기자 =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 1차전 경기 도중 추락해 의료진의 조치를 받은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다행히 들것에 의지하지 않고 슬로프를 내려온 그는 스노모빌을 타고 다시 출발 지점에 섰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도 착지에 실패하며 넘어졌다. 두 차례의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은 최가온은 3차 시기에서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과감한 공중 회전과 안정된 착지로 최고 점수를 받아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최가온의 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월 스위스 락스에서 훈련 중 허리를 크게 다쳤고, 수술과 1년여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그 시간이 금빛 결실로 이어졌다.
예선 6위에서 정상까지…경기 운영의 완성도
전날 예선에서 최가온은 24명 중 6위를 기록했다. 1차 시기 82.25점으로 결선 티켓을 확보했다. 결선은 12명이 1~3차 시기를 치르고, 이 중 최고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최가온은 초반 실수를 경험했지만 경기 흐름을 잃지 않았다. 고난도 기술을 마지막 시기에 집중 배치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전략적 판단과 기술적 완성도가 맞물린 결과로 읽힌다. 단순한 한 번의 ‘깜짝’ 점수가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까지 증명한 우승이었다.
클로이 김 은메달…세대 교체의 분수령
이번 대회에서 미국의 Chloe Kim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 무대에서 오랜 기간 정상을 지켜온 그는 안정된 연기로 시상대에 올랐지만, 금빛은 최가온에게 돌아갔다.
클로이 김은 최근 정치·사회적 발언으로도 주목받아온 선수다. 경기력뿐 아니라 공적 목소리까지 내는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은메달은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하프파이프 무대가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최가온의 금메달은 한국 설상 종목의 지평을 넓힌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시에 하프파이프 종목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정신력과 회복 탄력성을 시험하는 무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넘어짐 이후의 선택과 태도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선은 스포츠가 지닌 본질적 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