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링, 인공지능(AI) 기반 주변 이웃 카메라 자동 스캔 기능 홍보하며 논란 촉구
분실물 추적 명분으로 사유지 영상 공유 및 분석 범위 확대하자 사생활 침해 우려 확산
광고 직후 일부 북미 사용자들 사이에서 보안 우려 이유로 기기 철거 인증 유행
아마존 소유의 보안 카메라 업체 링은 지난 슈퍼볼 경기 중 인공지능이 실종된 강아지를 찾기 위해 인근 네트워크를 검색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였다.
광고 속에서는 잃어버린 반려견을 극적으로 찾아내며 감동을 자아냈지만, 시청자들은 다른 부분에 주목했다. 특정 대상을 찾기 위해 본인의 동의 없이 이웃의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사실에 직면한 것이다. 광고 방영 직후 소셜 미디어에는 "강아지를 찾는다는 미명 하에 동네 전체를 거대한 감시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편의성인가 감시인가" AI 스캔 기능이 건드린 '프라이버시' 역린
이번 논란의 핵심은 링이 도입한 AI 분석 기술의 투명성이다. 링은 실종 사건 발생 시에만 제한적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하지만, 사용자들은 기기가 항시적으로 주변의 움직임과 안면, 동물을 식별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경찰 등 수사 기관과의 협조 과정에서 개인의 영상이 사전 동의 없이 공유될 수 있다는 기존의 비판과 맞물리며, '실종견 찾기' 기능이 감시 체계를 정당화하는 '트로이의 목마'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인증샷 올리며 탈퇴 행렬, 보안 가전 업계 "사생활 보호" 숙제
광고의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은 자신의 링 카메라를 벽에서 떼어내는 사진을 공유하며 서비스 해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가전 제품에 내장된 AI 기술이 어디까지 개인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보안 가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기술적 진보만큼이나 사용자가 통제할 수 있는 사생활 보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브랜드 신뢰도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감동적인 광고 뒤에 숨은 차가운 감시의 눈
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잃어버린 가족 같은 반려견을 찾아주는 AI는 축복처럼 느껴지지만, 이웃의 일상을 낱낱이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링의 슈퍼볼 광고는 '공공의 안전'이라는 선의가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기본권을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위험한 경계를 건드렸다.
감동을 팔려다 감시의 실체를 들켜버린 셈이다. 앞으로 기술 기업들은 혁신을 뽐내기에 앞서, 그 혁신이 가져올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어떻게 안심시킬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