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캐나다 주택 시장이 이제는 '판매 절벽'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에 부과되는 연방 판매세(GST)와 주 판매세(HST) 감면 혜택을 모든 구매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판매가 멈추면 건설도 멈춘다" GTA 판매량 급감의 경고
캐나다 최대 주택 건설사 중 하나인 매타미 홈즈(Mattamy Homes)의 브래드 카 CEO는 파이낸셜 포스트 기고를 통해 주택 시장의 위기 상황을 전했다. 토론토 부동산 위원회(TRREB)에 따르면, 2025년 광역 토론토(GTA)의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1.2% 감소했으며, 특히 단독주택은 10년 평균 대비 63%, 콘도는 89%나 급락했다. 카 CEO는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택 건설 자체가 중단될 것이며, 이는 공급 부족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애 첫 구매자 한정 정책의 한계 "전체 생태계 깨워야"
현재 연방 정부와 온타리오 주 정부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한해 신규 주택의 GST/HST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카 CEO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주택 시장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늘어 더 큰 집으로 옮겨야 하는 가족, 손주 근처로 이사하려는 시니어 등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이동이 활발해져야 시장 전체에 숨통이 트인다는 논리다. 아바쿠스 데이터의 설문에 따르면, 구매를 미루고 있는 기존 보유자 중 79%가 세금 감면 혜택이 확대될 경우 신규 주택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4만 1천 개 일자리와 65억 달러 세수 증발 위기
주택 건설 경색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건축산업 및 토지개발협회(BILD)의 보고서에 따르면, GTA 내 주택 건설이 멈출 경우 직접 고용 인력 1만 8,500명을 포함해 총 4만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한 각급 정부의 세수 손실만 해도 연간 65억 달러에 달한다. 카 CEO는 "수많은 건설사가 착공 준비를 마쳤음에도 판매 부진으로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보다 더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판매세 감면 확대'뿐이라고 주장했다.
세금 감면은 '특혜'가 아닌 '경기 부양'을 위한 투자다
정부가 첫 주택 구매자에게만 혜택을 집중하는 것은 표심과 형평성을 고려한 정치적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캐나다 부동산 시장은 '정치'가 아닌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응급 상황이다.
주택 건설은 캐나다 경제의 중추이며, 수많은 연관 산업을 거느리고 있다. 모든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GST/HST 환급을 확대하는 것은 단순한 세수 감소가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고 주택 공급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마중물'로 봐야 한다. 정부는 세수 결손에 대한 우려보다 건설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파국이 더 크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전향적인 정책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