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주 포드 정부가 광역 토론토(GTA) 내 주요 교육청 두 곳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주정부 직할 체제로 전환했다.
5일(목) 폴 칼란드라 교육장관은 필 지역 교육청(PDSB)과 요크 가톨릭 지역 교육청(YCDSB)에 정부 감독관(Supervisors)을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주정부의 직접 감독을 받는 교육청은 토론토 교육청(TDSB) 등을 포함해 총 8곳으로 늘어났다.
필·요크 가톨릭 교육청, '재정 파탄'과 '내분'에 결국 자치권 상실
칼란드라 장관은 "두 교육청 모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심각한 내부 파벌 싸움과 장기적인 재정 불능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필 교육청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요크 가톨릭 교육청은 예비비를 모두 탕진하고 실현 가능한 재정 회복 계획 제출을 거부한 데다 지난 9년간 교육감이 7번이나 바뀌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어왔다.
임명된 감독관들 면면 보니... '교육 전문가' 아닌 '정치·카지노' 배경 논란
정부가 임명한 감독관들의 이력이 공개되면서 교육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필 교육청(PDSB)의 해더 와트 감독관은 20년 경력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과거 마이크 해리스 보수당 정부의 비서실장 출신이며,
요크 가톨릭 교육청(YCDSB)의 캐리 코모스 감독관은 30년 경력의 고위 공무원 및 카지노·호스피탈리티 업계 임원 출신이다.
칼란드라 장관은 "건전한 경영을 복구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에 집중하기 위한 인사"라고 자평했으나, 현장에서는 "교육 현장을 모르는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을 도박판으로 만드나" 야당의 맹비난
온타리오 신민당(NDP)의 찬드라 파스마 교육 비평 의원은 "교실 상황과 학생들의 필요를 이해하는 교육 전문가 대신 카지노 임원과 보수당 당직자에게 교육청의 전권을 맡긴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두고 도박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주정부가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교육 예산을 책정해 교육청들을 재정 위기로 몰아넣고, 이를 빌미로 지역 민주주의의 상징인 교육위원들의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구조조정의 칼날, 피해는 결국 학생들의 몫"
주정부가 내세운 '재정 건전성'이라는 명분은 정당해 보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 깔린 정치적 의도는 우려스럽다. 특히 교육과는 거리가 먼 카지노 업계나 정치권 출신 인사를 감독관으로 앉힌 것은 교육청을 단순한 '비용 절감 대상'으로 보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감독관 체제 하에서는 대규모 교사 해고 방지나 예산 삭감이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특수 교육 지원이나 노후 학교 보수 등 정작 학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을지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포드 정부의 이러한 '교육청 길들이기'가 공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역 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흑역사가 될지는 이번에 파견된 감독관들의 행보에 달려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