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 이민 타겟 축소 16개월... 2년 연속 '인구 증가율 0%' 기록 전망
전국 평균 렌트비 16개월 연속 하락세... 콘도 시장은 매물 쌓이는데 매수세 '실종'
GDP 성장률 2016년 이후 최저치(1.7%)... 삶의 질 정체 속 금리 인하가 '버팀목' 역할
(캐나다)
캐나다 연방 정부가 이민 수용 목표를 축소한 지 16개월이 지나면서, 인구 증가 둔화의 여파가 경제 전반,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프레스(The Canadian Press)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유입이 급감하면서 이들이 주요 수요층이었던 렌트 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 지난 1월 캐나다의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2% 하락한 $2,057를 기록하며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구 절벽이 깎아내린 부동산 시장... "렌트비 거품 빠지고 투자 심리 위축"
이러한 수요 감소는 매매 시장으로도 전이되고 있다. 특히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 비중이 높았던 콘도 시장은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를 찾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실정이다. TD 은행의 마크 에르콜라오)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성장세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2028년까지는 부동산 시장의 정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규 이민자의 접근성이 낮은 단독 주택(Detached) 시장은 이번 인구 정책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체된 삶의 질과 둔화된 GDP
인구 증가가 멈추면서 전체적인 소비 지출이 줄어들자 경제 성장률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캐나다의 실질 GDP 성장률은 1.7%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셸리 카우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구는 급증하는데 경제 성장이 이를 따라잡지 못했던 시기에는 캐나다인의 생활 수준이 정체되는 현상을 보였다"며, 현재의 인구 조정이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을 재정립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캐나다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중앙은행(BoC)의 금리 인하와 캐나다 소비자들의 끈질긴 회복력이다. 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 비용이 낮아지면서 인구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내년에 예정된 USMCA 재협상 등이 캐나다의 잠재 성장률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장에서 내실로의 전환... 부동산 전략 수정 불가피"
지난 몇 년간 캐나다 경제를 지탱해온 '인구 유입을 통한 양적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 특히 유학생과 신규 이민자 비중이 높았던 '토론토'와 '밴쿠버', 그리고 한인들이 선호하는 '쏜힐' 지역의 콘도 및 렌트 시장은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공급 과잉 상태인 소형 콘도보다는 실수요가 탄탄한 주거 형태에 집중하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 역시 인구 숫자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인구 증가 없이도 성장하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카드가 인구 절벽의 충격을 어디까지 완화해 줄 수 있을지가 올 한 해 캐나다 경제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