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식 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DoorDash)의 한 배달원이 배달 중 목격한 수상한 장면을 간과하지 않고 신고해, 집 안에 감금된 채 학대당하던 고령의 여성을 구조한 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평범한 배달원의 투철한 신고 정신이 자칫 비극으로 끝날 뻔한 노인 학대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열쇠가 됐다.
배달 중 열린 문틈으로 본 비극… 지체 없는 신고로 이어진 구조
2일(목)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도어대시 배달원으로 근무하는 한 남성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한 주택을 방문했다. 음식을 전달하려던 순간, 배달원은 집 안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신음 소리와 함께 열린 문틈 사이로 극도로 쇠약해진 노인의 모습을 포착했다.
단순한 노환으로 넘기기엔 집 안의 위생 상태가 비정상적이었고, 노인의 몸에 새겨진 멍 자국을 본 배달원은 즉시 자리를 벗어나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오랫동안 방치되고 신체적 학대를 당해온 80대 여성을 발견했다.
50대 남성 용의자 현장 검거… 중범죄 혐의 기소 예정
경찰은 현장에서 노인을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로 50대 남성 용의자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피해 노인은 적절한 음식과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강제로 감금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구조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집중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노인 학대, 불법 감금 및 가중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현재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웃에 대한 관심,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안전망"
이번 사건은 자칫 '나와 상관없는 일'로 치부될 수 있었던 타인의 고통에 배달원이 귀를 기울였기에 해결될 수 있었다. 긱 이코노미의 확산으로 배달 노동자들이 주거지 깊숙한 곳까지 방문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들이 의도치 않게 사회적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 셈이다.
토론토 한인 사회에서도 노령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찰이나 사회복지 시스템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학대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우편 배달부, 음식 배달원, 그리고 이웃 주민들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신고가 필수적이다.
GTA 지역 경찰 등 캐나다 사법당국 역시 "주변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징후를 발견할 경우 망설이지 말고 신고해달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을 때 내미는 도움의 손길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