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세계적인 회계법인 KPMG가 캐나다 사상 최악의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꼽히는 '브리징 파이낸스(Bridging Finance)'의 부실 감사를 방치했다는 혐의로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자산 가치 뻥튀기 알고도 묵인"… OSC의 날 선 비판
1일(수)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OSC는 KPMG가 2019년과 2020년 브리징 파이낸스의 4개 펀드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대출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온타리오 증권위는 소장에서 "KPMG가 수집한 감사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거나 반박하지 않았으며, 일부 대출이 과대평가된 것을 발견하고도 이를 전체적인 문제가 아닌 개별적인 사안으로 치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0년 감사 보고서가 발행된 지 단 한 달 만에 브리징 파이낸스가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는 점은 KPMG의 감사 품질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20억 달러 증발한 '브리징 사태'… 회계법인에 4,000만 달러 청구
브리징 파이낸스는 한때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던 거대 사모펀드였으나, 경영진인 데이비드 샤프 부부의 사기 및 뒷돈 수수, 조사 방해 등이 드러나며 2021년 파산했다. 현재까지 회수된 자산은 약 3억 1,700만 달러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태다.
온타리오 증권위는 KPMG의 부실한 감사 보고서가 투자자들이 부풀려진 가격으로 펀드 유닛을 구매하게 했고, 잘못된 투자 판단을 내리게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 1건당 최대 500만 달러씩, 총 4,000만 달러(약 540억 원)의 행정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KPMG는 "증권위의 주장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번 의혹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KPMG 대변인은 "우리는 감사인으로서의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유지해왔다"며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감사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
회계법인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의 장부를 검증하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특히 일반인이 내부 사정을 알기 어려운 사모펀드의 경우, 회계법인의 감사 보고서는 투자자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지표다.
캐나다의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감사를 실시하고 보고해야한다. 하지만 이 외부 감사 회계 법인은 일반 회게도 겸하는 법인으로, 다시말해 "잠재적 고객"을 감사 해야 하는 현실이다. 게다가 이 감사비용도 피감사인에게서 받게된다.
결국 피감사 법인은 '내부 회계법인'과 '외부 감사법인'을 모두 고용하는 고용주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회계법인의 실수가 아니라, 캐나다 금융 시장 전반의 신뢰도와 직결된 문제다. 투자자들도 고수익을 약속하는 사모펀드나 프라이빗 크레딧 상품에 투자할 때, 단순히 유명 회계법인의 감사 도장이 찍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만약 온타리오 증권위의 주장대로 KPMG의 과실이 입증된다면, 이는 향후 다른 부실 감사 사건에도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을 되새기며, 운용사의 투명성과 감사인의 평판을 다각도로 교차 검증하는 신중한 태도가 절실하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