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기 위한 여정에 오른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의 승무원들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경이로운 첫 번째 사진들을 보내왔다. 달 궤도를 향해 순항 중인 오리온(Orion) 우주선 안에서 기록된 이 사진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챵백한 푸른 점"… 승무원의 눈에 담긴 고향 행성
3일(금)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들은 미션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이 개인용 태블릿 기기를 이용해 직접 촬영한 것이다. 나사 존슨 우주센터는 이 중 한 사진을 두고 "우리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이며, 함께 희망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상기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진은 오리온 우주선의 창문을 통해 본 지구의 모습으로, 승무원들의 시선에 포착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승무원들은 지구가 밝게 빛나는 낮의 모습뿐만 아니라, 달빛에 비친 지구의 어두운 면과 일몰의 아름다운 광채를 목격하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북극광부터 전 지구의 모습까지… 식사도 미루고 사진 촬영
비행 2일 차에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승무원들은 당시의 벅찬 감동을 전했다. 사령관 와이즈먼은 "우주선이 방향을 틀었을 때 지구 뒤로 해가 지는 순간, 남극에서 북극까지 전 지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며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은 물론, 자세히 보면 북극광(오로라)까지 볼 수 있었던 장관에 네 명의 승무원 모두가 하던 일을 멈췄다"고 회상했다.
특히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의 제레미 핸슨(Jeremy Hansen)은 우주에서의 첫 공동 식사 시간조차 미룰 만큼 창밖 풍경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달빛에 비친 지구의 어두운 면이 정말 경이롭다"며 "승무원들 모두 창문에 딱 붙어 사진을 찍느라 점심 먹으러 갈 생각을 못 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와이즈먼 사령관은 승무원들이 하도 창문에 얼굴을 대고 구경하는 바람에 창문이 벌써 지저분해졌다며, 창문을 닦는 올바른 절차를 지상 통제소에 묻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평화로운 지구"
지구상의 공기는 힘있는 소수의 논리에 화약 냄새와 유가 폭등의 비명으로 가득하지만, 아르테미스 2호의 창을 통해 본 지구는 그저 '칠흑의 바다에 띄운 쪽빛 유리구슬'처럼 고요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국경도, 증오도 보이지 않는 그 아스라한 푸른 빛 속 어디쯤에서 우리는 사소한 이익을 위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