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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인권단체 "주정부의 종교 관련 법안 자유 침해" 반발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지자체 허가 없는 공공장소 기도 금지… 교내 기도실 폐쇄 및 데이케어 종교 상징물 금지도 포함
몬트리올 대주교 "민주주의는 다양성 존중해야"… 이슬람 단체 "소수 종교 차별 면허 준 꼴"
시민권 연맹(CCLA) 등 법적 대응 예고… 퀘벡 사회의 '세속주의' 논쟁 재점화
[Youtube @Global News캡처]
[Youtube @Global News캡처]
(퀘백)
부활절 연휴의 시작인 '굿 프라이데이'에 퀘벡주 정부가 공공장소에서의 기도를 엄격히 제한하는 새로운 법안(구 법안 9호)을 전격 통과시키면서 종교계와 인권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퀘벡의 강한 세속주의 정책이 개인의 기본권과 충돌하면서 사회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기도는 사적 영역으로만?"… 몬트리올 대주교의 우려

3일(금) 몬트리올 구시가지에서 '십자가의 길' 행렬을 이끈 크리스티앙 레핀 몬트리올 대주교는 이번 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레핀 대주교는 "세속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이 왜 필요한지 묻고 싶다"며, 민주주의 사회의 특징은 다양한 신념을 존중하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지자체의 명시적인 허가 없이는 거리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며, 대학 등 공공기관 내 기도실 운영도 불허한다. 또한 기존의 '종교 상징물 착용 금지법(빌 21)'을 확대하여 데이케어(보육 시설) 종사자들에게도 적용하도록 했다.

이슬람 단체 및 인권 기구 "차별의 면허가 될 것"

캐나다 이슬람 협회(NCCM)의 스티븐 브라운 대표는 이번 법이 소수 종교인들을 차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노틀담 대성당 앞에서의 친팔레스타인 단체 기도나 베드포드 학교 스캔들 등이 법 제정의 빌미가 되었지만, 이미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사안들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시민권 연맹(CCLA) 역시 이번 법안을 "종교, 표현,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명백하고 경악스러운 침해"라고 규정했다. CCLA 측은 공공장소는 모든 시민의 것이며, 국가의 중립성이라는 명목 아래 평화로운 종교적 표현이 억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역사와 세속주의 사이의 갈등, 퀘벡의 정체성 시험대"

퀘벡 정부의 이번 조치는 프랑스식 세속주의를 모델로 하는 주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하필 기독교(가톨릭, 개신교)의 가장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부활절 직전에 통과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퀘벡의 역사와 정체성을 형성해 온 가톨릭 교회마저 "역사를 지우는 일"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의 법이 하늘을 향한 기도를 제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은 이제 법정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방 대법원이 퀘벡의 기존 세속주의 법안인 '빌 21'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이번 새로운 법안의 향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온타리오의 관점에서 볼 때, 퀘벡의 이러한 행보는 현대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다양성 속의 통합'이라는 가치에 작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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