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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콘도 "내 집 마련이 악몽으로"
가격 급락에 분양권 구매자들 '패닉'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1
감정가 하락으로 대출 한도 축소… 수억 원대 잔금 부족액 발생
20% 계약금 포기하고 파산 위기 내몰려… "50년 만에 처음 보는 최악의 침체"
정부 공적 자금 투입 통한 임대 주택 전환 추진… "미분양 해소될지 미지수"
[Unsplash @Justin Eisner]
[Unsplash @Justin Eisner]
(토론토)
캐나다 부동산 시장의 상징이었던 토론토 콘도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완공을 앞둔 사전 분양 구매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금을 몰취당하거나 파산 위기에 처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평생 모은 저축이 한순간에"… 12만 달러 메우지 못하면 계약 파기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토론토 레이크 쇼어(Lake Shore Blvd.) 인근의 콘도를 분양받은 '막눈'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두 딸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겸해 마련한 집이 이제는 그의 가계를 파탄 낼 시한폭탄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분양 당시와 현재의 극명한 가치 차이에 있다. 막눈 씨가 계약할 당시 콘도 가격은 65만 달러였고, 그는 20%인 13만 달러를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나머지 52만 달러는 완공 시점에 모기지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지연 끝에 산정된 현재 이 유닛의 감정가는 50만 달러로 추락했다. 은행은 현재 가치(50만 달러)의 80%인 40만 달러까지만 대출을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막눈 씨는 원래 약속했던 잔금을 맞추기 위해 당장 12만 달러를 추가로 현금 동원해야 하는 처지다.
그는 "평생 모은 저축이 이런 식으로 날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나뿐만 아니라 수천 명의 사람이 계약금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절규했다.

50년 경력 전문가도 "처음 보는 광경"… 전국적 현상으로 확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퍼펙트 스톰(재앙적 다중 위기)'이라고 진단한다. 밴쿠버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 페리 에를리히는 "50년 가까이 부동산 변호사로 일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 본다"며 "보통 부동산은 보유하면 가치가 오르기 마련인데, 지금은 거액의 계약금을 넣고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토론토의 아파트 및 콘도 가격은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현재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고점에서 구매한 이들의 경우 자산 가치가 약 25% 가량 증발한 셈이다. 알렉산드라 라셰프스카 변호사는 "요즘 하루에 한두 건씩 잔금을 치르지 못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는다"며 "콘도 투자가 더 이상 수익 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뼈저리게 배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출 공백 12만 달러"… 수분양자가 선택할 수 있는 4가지 길

부동산 법률 및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완공을 앞두고 잔금 부족 사태에 직면한 구매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 '자금의 추가 동원'이다. 은퇴적금(RRSP) 해지나 친인척 차용을 통해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인데, 이는 가계 부채를 극단적으로 늘리는 위험이 있다. 두 번째는 '개발사와의 직접 협상'이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개발사 역시 계약 파기를 원치 않으므로 분양가 인하 요청이나, 개발사가 직접 잔금을 빌려주는 '벤더 테이크백(VTB) 모기지'를 적극 타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더 작은 유닛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유닛 스왑'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분양권 전매(Assignment)'다. 손해를 보더라도 제3자에게 계약을 넘겨 계약금 일부라도 보전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계약 포기 및 파산'이다. 자산 가치보다 부채가 커진 '마이너스 자산' 상태라면 전문 파산 관재인을 통해 법적 정리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민관 합동 구제책, 시장 안정화의 마중물 될까"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미분양 콘도를 매입해 '장기 임대 주택'으로 전환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온타리오 빌딩 펀드(BOF)는 민간 투자사와 함께 13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정체된 콘도 재고를 확보하고 이를 저렴한 임대 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모든 수분양자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이것이 특정 개인을 위한 '베일아웃(구제금융)'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으며, 매입 기준 또한 까다롭기 때문이다.

토론토 다운타운 및 외곽 지역에서도 사전 분양에 참여한 한인 구매자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사태는 부동산 경기의 하락을 넘어,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캐나다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연방 주택부 장관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은 반드시 오른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깨진 지금, 구매자들은 개발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가격 인하나 벤더 테이크백(VTB, 판매자 대출) 모기지 등을 적극적으로 타진해야 한다.

찰나의 투자 결정이 평생의 부채로 돌아오는 비극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보다 세밀한 가계 부채 방어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불합리한 관행,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제보와 취재 요청은 news@koreadailytoronto.com 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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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Lee님의 댓글

David Lee 작성일

50만 달러 콘도 감정가에 은행에서 80% 40만블을 대출해 준다고? 처음 듣는 얘기네. 잘못된 내용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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