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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고령 남성, 110세로 별세
2차 대전 참전용사 버데트 '버드' 시슬러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111세 생일 아흐레 앞두고 영면… 캐나다의 마지막 산증인 떠나
2차 세계대전 참전 및 30년 공직 생활… 국왕 대관식 메달 수여 등 공로 인정
포트 이리 거주하며 5대 가문 일궈… "매일이 즐겁다"던 긍정의 아이콘
[Unsplash @David Syphers]
[Unsplash @David Syphers]
(토론토)
캐나다에서 생존한 가장 나이 많은 남성이자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버데트 '버드' 시슬러(Burdett ‘Bud’ Sisler) 옹이 11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1번째 생일을 불과 아흐레 앞두고 전해진 비보에 캐나다 전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어난 삶… 110년 캐나다 역사의 산증인

4일(토) 나이아가라 폴스 지역구의 웨인 게이츠 주 의원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슬러 옹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게이츠 의원은 "캐나다는 매우 특별하고 훌륭한 분을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191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시슬러 옹은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토론토 인근으로 이주했다. 그의 삶은 캐나다 현대사의 궤적과 함께했다. 1939년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한 직후 아내 메이와 결혼했으며, 1943년 첫딸을 얻은 같은 해 캐나다 육군에 입대했다. 비록 종전 전 해외 파병 기회는 얻지 못했으나, 군 포수와 통신 정비사, 화학전 훈련병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30년 공직 생활과 5대에 걸친 대가족… 지역 사회의 등불

군 복무를 마친 뒤 시슬러 옹은 캐나다 국경서비스국(CBSA)에서 30년간 근면하게 근무하며 공직자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은퇴 후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에 정착한 그는 아내 메이가 1985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그는 5명의 자녀를 시작으로 11명의 손주, 22명의 증손주, 그리고 14명의 현손주(증손주의 자녀)를 둔 5대 가문의 수장이었다. 지난해 110세 생일에는 캐나다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왕 찰스 3세 대관식 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매일 즐겁다"며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잃지 않았다.

"한 세대를 지탱한 거목의 낙엽,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유산"

버드 시슬러 옹의 별세는 캐나다를 오늘날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일궈낸 '가장 위대한 세대(The Greatest Generation)'의 마지막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104세로 별세한 최고령 흑인 참전용사 앨비 버든(Alvie Burden) 옹에 이은 또 하나의 커다란 별의 침몰이다.

토론토 등 대도시의 화려한 발전 뒤에는 시슬러 옹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헌신한 평범한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가정을 일구고, 공직자로서 국가 시스템의 기틀을 닦았으며,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치 않는 유머와 지혜로 후대를 이끌었다.

이제 캐나다 최고령자의 지위는 1915년 9월 토론토에서 태어난 110세의 마리 로사(Marie Rosa) 할머니가 이어받게 됐다. 하지만 시슬러 옹이 남긴 "살아있음의 즐거움"과 "국가를 향한 헌신"이라는 유산은 그가 사랑했던 포트 이리의 노을처럼 캐나다인들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시슬러 옹의 조문 행사는 오는 수요일과 목요일 포트 이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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