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최대 헬륨 생산 기업인 '노스 아메리칸 헬륨(North American Helium)'이 연방 정부에 캐나다 최초의 헬륨 액화 시설 건립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캐나다의 전략적 선택
최근 중동 분쟁의 여파로 전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던 카타르 시설이 가동 중단되면서, 글로벌 시장은 지난 20년 사이 다섯 번째 공급 대란에 직면했다.
반도체, MRI 냉각, 광섬유 등 국가 전략 산업의 필수 자원인 헬륨은 현재 캐나다의 '핵심 광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번 사태는 자원 부국인 캐나다가 단순 추출을 넘어 가공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대미 의존도 탈피와 1억 달러 규모 ‘쇼벨 레디’ 프로젝트
현재 노스 아메리칸 헬륨은 사스카추안주에서 생산한 헬륨 가스를 액화하기 위해 전적으로 미국 시설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브래드 보가드 CFO는 "연방 정부가 전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본 유치를 돕는 마중물로서의 세액 공제나 초기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프로젝트는 즉시 착공이 가능한 '쇼벨 레디' 상태로, 정부의 최종 투자 결정이 내려지면 18~20개월 내에 완공될 수 있다. 이는 캐나다가 북미 헬륨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투자 자본의 국적 논란
전문가들은 캐나다 내에 후속 가공 공정인 다운스트림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가격 변동성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고 고숙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펜 오슬러 햄슨 칼턴대 교수는 "가공 시설이 들어서면 사스카추안주는 더 많은 로열티를 얻고 근로자들의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기업의 설립자와 주요 투자자가 미국계라는 점은 정부 지원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는 변수다. 정부 지원금이 자칫 외국 자본의 수익 극대화에만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 안보와 경제 실리의 균형 잡힌 자원 외교 필요
헬륨은 풍선을 띄우는 가스가 아니라 현대 첨단 산업의 혈액과 같다.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가 자원 공급망을 언제든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지금, 캐나다의 선택지는 명확하다. 자국 내 액화 시설 구축은 대미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적 독립 및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 캐나다의 협상력을 높이는 강력한 외교 자산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 시설이 캐나다 땅에 남길 기술적 자산과 고용 효과, 그리고 광물 주권이라는 거시적 실익에 집중해야 한다. 헬륨 쇼티지(Shortage)를 기회로 바꾸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가 캐나다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