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캐나다의 대표적인 군대식 기숙학교로 알려진 로버트 랜드 아카데미가 충격적인 가혹행위 의혹에 휩싸였다. 엄격한 규율과 인성 교육을 표방하며 문제 학생들의 교정 기관으로 명성을 쌓아온 이 학교의 이면에서 신체적, 정서적 학대뿐만 아니라 성범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법 당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규율’이라는 이름의 폭력… 피해 학생들의 눈물 섞인 증언
CTV 국방 및 사회 전문 기자 카밀 카라마리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학교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온 광범위한 학대 의혹에서 시작되었다. 전 재학생들은 군대식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가해진 과도한 체벌과 인격 모독,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발생한 성적 학대 등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특히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학교 측이 학생들의 기를 꺾고 복종시키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동 보호법상 금지된 수준의 가혹한 물리적 제재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 또한 "자녀의 행동 교정을 위해 믿고 맡긴 학교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방위적 수사 확대, 학교 운영 시스템의 근본적 결함 조사
현재 온타리오주 경찰(OPP)을 비롯한 관련 사법 기관과 아동 보호 서비스는 로버트 랜드 아카데미의 운영 전반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특정 개인의 일탈을 넘어, 학교 시스템 자체가 학대를 묵인하거나 조장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 측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적인 피해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군대식 교육 모델이 가진 폐쇄성과 수직적 위계 구조가 견제 장치 없이 운영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훈육’과 ‘학대’ 사이, 무너진 교육적 신뢰의 현장
로버트 랜드 아카데미 사태는 캐나다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많은 부모가 마지막 보루로 선택했던 교육 기관이 사실상 ‘공포의 수용소’였다는 의혹은, 우리 사회가 사립 기숙학교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얼마나 방치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진정한 훈육은 공포가 아닌 존중에서 시작된다. 군대식 모델이 가진 순기능을 논하기에 앞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던 미성년 학생들의 인권이 유린당했다는 사실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가해자 처벌에 그치지 않고, 사각지대에 놓인 기숙형 교육 시설에 대한 범국가적인 감시 체계 마련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