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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대로만 산다"
1년간 100% 야생 채집 식단에 도전한 현대판 '수렵 채집인'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위스콘신 남성 로빈 그린필드,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사슴부터 잡초까지 직접 조달
신분증·스마트폰·은행 계좌 모두 폐기... 정부 법 대신 '지구의 법(Earth Code)' 준수
"극단적 삶 통해 현대인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비판적 사고 촉진하고 싶어"
[자연이 주는 음식만 섭취하는 위스콘신 남성 '로빈 그린필드' Youtube @TMJ4 News캡처]
[자연이 주는 음식만 섭취하는 위스콘신 남성 '로빈 그린필드' Youtube @TMJ4 News캡처]
(국제)
편의점과 대형 마트가 즐비한 현대 사회에서, 단 1%의 가공식품도 거부하고 오로지 자연에서 얻은 음식으로만 1년을 버티는 남자가 화제다. 위스콘신 북부 숲에 거주하는 환경 운동가 로빈 그린필드(Robin Greenfield)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단순히 식단을 바꾸는 것을 넘어, 현대 문명의 모든 이기를 내려놓고 인류 역사의 99.9%를 차지했던 수렵 채집 시절의 삶을 복원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로드킬 사슴부터 길가 잡초까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식사"

그린필드의 하루는 먹거리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야생 베리, 과일, 잎채소는 물론 직접 잡은 물고기와 사슴 고기(Venison)로 식단을 구성한다. 특히 고기를 얻는 방식이 독특한데, 그는 차에 치여 죽은 사슴, 이른바 '로드킬' 당한 사슴을 직접 수습해 식재료로 활용한다. 그는 이를 "로드킬이 아니라 차에 치인 사슴을 수확하는 것"이라 표현하며 자연의 부산물을 낭비하지 않는 태도를 강조한다.
때로는 도구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전단 가위와 가방을 챙기기도 하지만, 가끔은 손과 무릎을 땅에 대고 염소처럼 직접 풀을 뜯어 먹기도 한다. 그는 "입으로 직접 수확하는 기분은 무언가 특별하다. 지구와 직접 연결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신분증도, 스마트폰도 없다... '지구의 법'을 따르는 삶

그의 도전은 식단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린필드는 현재 여권, 신분증, 신용카드, 은행 계좌, 보험, 휴대전화, 자동차, 심지어 일반적인 신발까지 모두 처분했다. 옷 또한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직접 만들어 입는다. 그는 정부가 정한 법률 대신 스스로 정의한 '지구의 법'을 따른다.
예를 들어, 도시 공원에서 채집을 금지하는 법규가 있더라도 그것이 지구와 공동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지구의 법'에 따라 채집을 강행한다. 과거 로스앤젤레스 그리피스 공원에서 노숙했던 경험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무모하거나 폭력적인 의도가 아니라, 무엇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삶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러한 '계산된 불복종'을 선택했다.

마케팅 전문가에서 환경 투사로... "작은 변화가 시작"

놀랍게도 그린필드는 과거 샌디에이고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던 성공한 사업가였다. 식료품점 광고와 호텔 카드키 광고를 기획하던 그는 2011년부터 점진적인 변화를 시작했다.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품을 쓰고, 파머스 마켓을 이용하며,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사소한 실천이 지금의 극단적인 환경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현재 비영리 단체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전파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2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수익은 단체에 기부하며 연방 빈곤선 이하의 삶을 자처한다.

극단적 실천이 던지는 '불편한' 질문들

그린필드의 삶을 단순히 '기행'으로 치부하기엔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그는 모두가 자신처럼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문명의 이기들이 지구에 어떤 비용을 치르게 하는지 한 번쯤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길 권한다.

그가 길가에서 염소처럼 풀을 뜯는 모습은 현대인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그가 의도한 '비판적 사고의 자극제'다. 마트에서 포장된 고기를 사는 것은 익숙하고, 길가의 사슴을 수습하는 것은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우리의 기준이 과연 '지구의 관점'에서도 정상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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