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지난 한 해 동안 수거되지 못한 폐타이어가 쌓이며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온타리오주 재활용 업계에 새로운 규제안이 도입될 전망이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지난 목요일, 생산자 책임 재활용 기구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원 회수 및 순환 경제법’ 개정안을 환경 등록처에 게시했다.
수거 의무 강화와 처리 기한 명시… “창고에 쌓인 타이어 없앤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타이어 수거 서비스의 ‘예측 가능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데 있다. 타이어 재활용을 관리하는 기구(PRO)는 가공업체나 자동차 딜러 등 수거를 요청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50개 이상의 폐타이어가 있을 경우 반드시 수거해야 한다. 수거된 타이어는 수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반드시 재활용, 재사용 또는 재생(Retread)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타이어 교체가 몰리는 봄·가을 성수기 동안 수거 요청에 대한 보장된 응답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주 환경부는 이번 개정이 "모든 타이어가 합리적인 기간 내에 수거되고 관리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말 ‘수거 대란’의 배경… 낮아진 목표치가 화근
이번 규제 강화는 2024년 말 수드버리와 오타와 등지에서 발생한 ‘타이어 적체 사태’에 대한 사후 처방이다. 당시 온타리오 정부는 타이어 재활용 목표치를 기존 85%에서 65%로 대폭 낮췄는데, 이로 인해 재활용 기구들이 연말이 되기도 전에 목표치를 달성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수거를 전면 중단하거나 늦추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비소와 하역업체들은 갈 곳 없는 폐타이어 더미에 파묻혀 영업에 큰 지장을 겪어야 했다.
“근본 해결책은 재활용 목표 상향”... 업계의 엇갈린 반응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모비우스 PRO 서비스의 설립자 모리 슈니어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재활용 목표치를 다시 높이는 것”이라며, 목표치가 낮게 설정되어 있는 한 수거를 강제하는 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브리지스톤과 굿이어 등 대형 타이어 제조사들을 대변하는 eTracks 측은 "상황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며 정부의 개정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후 의견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규제의 ‘디테일’은 챙겼으나 ‘본질’은 외면했나
온타리오 정부가 수거 기한과 응답 시간까지 명시하며 세밀한 규정을 들고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적어도 정비소 입구에 폐타이어가 산처럼 쌓여 방치되는 흉물스러운 광경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재활용 목표치 상향’에 대해 정부가 묵묵부답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재활용 비용은 소비자가 새 타이어를 살 때 내는 ‘에코 수수료(Eco-fee)’에서 나온다. 목표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온타리오의 자원 순환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이 ‘눈에 보이는 적체’를 치우는 미봉책에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인 재활용률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공청회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