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연방 정부의 강력한 사무실 복귀 명령이 가시화되면서, 오타와 인근 동부 온타리오 지자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공무원들이 도심으로 강제 소환될 경우, 지난 몇 년간 원격 근무를 통해 활기를 찾았던 외곽 및 농촌 지역 공동체가 붕괴될 것이라며
‘지역 거점 오피스(Regional Offices)’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무원이 떠나면 지역 상권과 봉사 인력도 사라져”
제네비에브 라조이 카슬먼 시장은 최근 프레스콧-러셀 의회에서 연방 공무원들을 위한 지역 내 거점 근무 공간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라조이 시장은 “원격 근무 덕분에 많은 공무원이 우리 지역에 정착해 아이를 키우고 지역 상권에서 소비하며 소방대원 등 필수 봉사 활동에도 참여해 왔다”며, “강제적인 현장 근무는 이들을 다시 도시로 밀어내고 우리 지역 경제와 응급 서비스 역량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 재무위원회의 지침에 따르면, 오는 5월 4일부터 간부급은 주 5일, 7월 6일부터는 일반 직원들도 최소 주 4일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 이에 대해 라조이 시장은 “도시 중심의 정책이 농촌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의 인재를 지키기 위해 지역 기반의 유연한 근무 옵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지옥 우려와 도시 편향적 정책에 대한 날 선 비판
반발의 목소리는 카슬먼뿐만이 아니다. 노스 그렌빌의 낸시 펙포드 시장은 이번 조치를 “오타와 도심에 사는 사람만 공무원을 하라는 명백한 도시 편향적 신호”라고 규정했다. 그녀는 주 5일 출퇴근 강행이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도로 정체와 환경 오염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타와 외곽 지역인 오를레앙의 매튜 룰로프 시의원과 캐서린 키츠 시의원 역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현재 오타와의 대중교통 인프라가 대규모 출퇴근 인원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최소한 O-트레인 동부 연장선이 개통될 때까지라도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율’ 따지다 ‘지역 균형’ 놓치나… 연방 정부의 딜레마
연방 정부의 사무실 복귀 명령은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과 도심 공동화 현상 해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더 큰 가치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데믹 이후 농촌과 외곽 지역으로 분산되었던 인적 자본이 다시 도시로 회귀할 때, 그동안 이들이 지탱해 온 지역 경제의 낙수 효과는 순식간에 메말라버릴 수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전국적인’ 공공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무조건적인 도심 소환보다는 농촌 지역에도 거점 오피스를 구축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출퇴근 전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지역 소멸 위기를 방치한 채 강행하는 복귀 명령이 과연 ‘더 나은 공공 서비스’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농촌 지자체들의 이번 공동 대응은 연방 정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던지는 묵직한 경고장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