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2026년 4월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공공 서비스와 산업 규제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의료 전문직에 대한 감시 체계와 도박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법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며, 노동 현장의 안전 규정과 최저임금도 일제히 조정됐다.
의료 전문직 규제 체계 전면 개편 (HPOA 시행)
4월 1일부터 기존의 '의료 전문직법(Health Professions Act)'을 대체하는 '의료 전문직 및 직업법(HPOA)'이 공식 발효됐다. 이는 90년대 초반 이후 30여 년 만의 가장 큰 변화로, 핵심은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를 원천 차단하는 데 있다.
• 감독국(HPOROO) 신설: 모든 규제 기관이 전문가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도록 감시한다.
• 독립 징계 위원회: 전문직 협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외부 기관이 심각한 과실을 심판하며, 모든 징계 내용은 공개 레지스트리에 등록된다.
• 차별 금지 명시: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에 따른 차별을 공식적인 전문직 과실 사유로 규정하고, 원주민 지원 인력 배치를 의무화했다.
도박 산업 감시 강화 및 독립 관리국(IGCO) 출범
4월 13일부터 새로운 '도박 관리법(Gaming Control Act)'이 시행된다. 수년간 지적되어 온 카지노 내 돈세탁 및 금융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기존의 감시 부서를 대체하는 '독립 도박 관리국(IGCO)'이 신설됐다.
• 수수료 현실화: 2011년 이후 동결되었던 등록 및 라이선스 수수료가 인상되며, 시설 규모에 따른 매출 기반 수수료 체계가 도입되어 규제 비용의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했다.
노동 및 경제 규정 변화 (최저임금 및 세액 공제)
4월 1일부터 은행, 통신, 항공 등 연방 규제 산업 종사자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18.15로 인상됐다. (BC주 일반 최저임금은 6월 1일 $18.25로 인상 예정)
더불어, BC주 내 건물이나 장비에 투자하는 캐나다 지배 개인기업(CCPC)을 위한 새로운 환급형 세액 공제 제도가 도입되어 국내 제조업 활성화를 돕는다.
지자체 선출직 공무원 행동 강령 강화
'행동 강령 개정법(Bill 17)'에 따라 시장이나 시의원 등 지자체 선출직들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표준 제재안이 마련됐다.
심각한 품위 손상이나 규정 위반 시 최대 90일간 급여 없이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강력한 처벌 근거가 마련되어 지자체 운영의 책임성을 높였다.
광업 탐사 허가 처리 기한 명시
광업 분야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탐사 허가 처리 기한을 40일에서 140일 사이로 명문화했다. 단순한 탐사는 빠르게, 환경 영향이 큰 복잡한 프로젝트는 최대 기한 내에 처리하도록 하여 기업들의 사업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워크세이프BC(WorkSafeBC) 안전 규정 업데이트
4월 1일부터 보호구 관련 규정(Part 8 및 31)이 강화됐다. 건설, 제조, 광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안전모(Headgear)와 호흡기(Respirator)에 대한 최신 표준이 적용됨에 따라, 고용주는 장비의 적합성을 재점검하고 업데이트된 안전 프로토콜을 준수해야 한다.
‘전문성’의 권위보다 ‘공공’의 안전을 우선하는 시대
이번 4월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의료와 도박이라는 두 거대 산업의 ‘독립적 감시’ 체제 구축이다. 그동안 의료계의 폐쇄적인 징계 절차나 카지노를 둘러싼 불투명한 자금 흐름은 BC주의 오랜 숙제였다. 정부가 직접 관리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기구에 전권을 위임한 것은, 더 이상 권력 집단의 자정 작용에만 기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의료법 개정에서 차별 금지를 명문화하고 원주민 지원을 의무화한 것은 BC주가 추구하는 사회적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진전이다. 이러한 제도들이 현장에 안착하여 시민들의 실질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향후 운영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