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없으면 공적 보험 혜택 제외... 한 달 수백 달러 비용에 환자들 '발동동'
헬스 캐나다, 현재 9개 제네릭(복제약) 심사 중... 이르면 올여름 승인 기대
제네릭 3개 이상 출시 시 가격 '35% 수준'으로 뚝... 접근성 대폭 개선 전망
(토론토)
혁신적인 체중 감량 효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오젬픽(Ozempic)'이 높은 가격 장벽에 부딪힌 가운데, 캐나다 내 수많은 비당뇨 비만 환자들이 조만간 출시될 저렴한 '제네릭(복제약)'에 희망을 걸고 있다.
7일(화) 캐나디안 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헬스 캐나다는 9개의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의 주성분) 제네릭 의무 제출안을 검토 중이다.
당뇨 없으면 '그림의 떡'... 고령층·저소득층 직격탄
온타리오주 패리스에 거주하는 앤 웰치(77) 씨는 은퇴 후 체중이 급격히 늘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의사는 오젬픽 처방을 권했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웰치 씨는 당뇨병 진단이 없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온타리오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ODB)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캐나다 연금(CPP)과 노령 보장 연금(OAS)으로 생활하는 그에게 한 달에 수백 달러에 달하는 약값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반면 당뇨병 진단을 받은 그의 남편은 주 정부 지원으로 거의 무료에 가깝게 오젬픽을 처방받아 40파운드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웰치 씨는 "한 달 비용이 150달러 미만으로만 떨어진다면 다른 생활비를 아껴서라도 꼭 쓰고 싶다"며 절실함을 토로했다.
제네릭 출시되면 가격 얼마나 떨어지나?
토론토 대학교의 약물 정책 전문가 미나 타드루스 교수에 따르면, 캐나다의 약가 구조상 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할수록 가격은 파격적으로 낮아진다.
• 1개 업체 승인 시: 브랜드 제품 가격의 75~85% 수준
• 2개 업체 승인 시: 브랜드 제품 가격의 50% 수준
• 3개 이상 업체 승인 시: 브랜드 제품 가격의 약 35% 수준까지 하락
현재 9개의 제네릭이 심사 중인 만큼, 계획대로 승인이 이뤄진다면 오젬픽의 가격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던 수많은 환자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승인 시점은 언제? 헬스 캐나다 "심사 궤도 올랐다"
캐나다는 지난 1월 노보 노디스크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세계 최초로 제네릭 세마글루타이드를 승인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인도의 제약사 닥터 레디스는 이미 2024년 초에 헬스 캐나다에 심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헬스 캐나다 대변인 마리-피에르 뷔렐b은 "제네릭 세마글루타이드 제출안에 대한 검토가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보통 초기 검토에 약 6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다만, 세마글루타이드는 생물학적 공정을 거치는 복잡한 제품인 만큼 안전성과 효능 검증에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만 치료’... 생존의 문제
오젬픽은 작년 한 해 캐나다 공공 약제비 지출액 201억 달러 중 8억 달러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당뇨병 환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되어 있어, 합병증 위험이 큰 중증 비만 환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비만은 허리 통증, 관절염, 심혈관 질환 등 수많은 만성 질환의 근본 원인이다. 제네릭 출시를 통해 약값을 낮추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다이어트를 돕는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전체 의료 시스템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정부는 제네릭 승인 절차에 속도를 내는 한편, 비만 치료에 대한 공적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