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사랑을 믿었던 캐나다 B.C.주 여성이 한국에서 마약 운반책으로 몰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6일(월) CTV 뉴스는 로맨스 스캠의 희생자로 추정되는 59세 스프링 파크스 씨의 사연과 현재 한국 교도소에서의 수감 생활을 집중 보도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남아공 거쳐 한국으로 이어진 마약의 덫
B.C.주 써리에 거주하며 청각 장애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파크스 씨는 지난 2월, 한국 입국 과정에서 가방에 숨겨진 약 4kg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적발되어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녀의 변호인 션 헤이즈에 따르면, 파크스 씨는 온라인에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졌고 그를 만나기 위해 밴쿠버를 떠났다. 여정 도중 남성의 지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방 하나를 전달받아 한국으로 가져온 것이 화근이 됐다. 변호인은 "그녀는 패키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전혀 몰랐으며, 철저히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한국 검찰의 회의적 시각, 최대 징역 10년 위기
하지만 한국 검찰은 압수된 마약의 양이 방대하다는 점을 들어 '단순 스캠 피해'라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현재 파크스 씨는 한국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변호인단은 최상의 결과로 '집행유예'를 통한 석방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최대 징역 10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위박한 상황이다. 한국 측 변호인 윤소영 변호사는 "그녀는 자신이 믿었던 연인이 실제로는 마약 조직원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힘들어하며 감정적으로 무너진 상태"라고 전했다.
청각 장애와 낯선 환경, "겨울 추위와 음식으로 고통"
파크스 씨는 청각 장애가 있어 한국 당국 및 변호인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변호인 헤이즈는 "한국 교도소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겨울철 난방이 충분치 않아 가족들이 보낸 영치금으로 방한복과 추가 음식을 구매하며 버티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그녀의 두 딸 안드레아와 로렌은 어머니의 체포 소식을 접한 뒤 가재도구를 팔아 법정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일이 우리 엄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일어나고 있다"며 로맨스 스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랑’을 무기로 한 현대판 인신매매, 국가적 차원의 보호 필요
로맨스 스캠은 금전 갈취 뿐만 아니라 마약 운반과 같은 강력 범죄의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청각 장애가 있는 취약 계층을 타깃으로 삼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타국에서 범죄자로 만드는 수법은 대단히 치밀하고 잔인하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민이 해외에서 이러한 정교한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을 때, 현지 사법 당국에 사건의 특수성(가스라이팅 및 심리적 지배)을 충분히 설명하고 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인물이 수하물 운반을 요청할 경우 이는 100% 범죄와 직결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더욱 강력히 홍보해야 할 것이다.
파크스 씨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과 세심한 재판 준비가 절실하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