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인들의 가계 경제가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자신의 집을 담보로 한 신용대출인 '홈 에쿼티 라인 오브 크레딧(HELOC)' 부채가 역대급 수준으로 치솟았다. 6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HELOC 부채는 약 1,800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식료품 물가 상승, 보험료 및 재산세 인상, 모기지 갱신 부담 등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가계가 집을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ELOC이란 무엇인가? "집을 담보로 한 마이너스 통장"
HELOC은 집값에서 모기지 잔액을 뺀 '순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회전 대출 상품이다. 일반 신용대출보다 이자율이 낮고 대출 한도가 커서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보통 빌린 금액에 대한 '이자'만 매달 갚으면 되기 때문에 당장의 부담이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집을 팔거나 은행이 요구할 때는 원금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
생활비로 쓰는 HELOC, 왜 위험한가?
전문가들은 HELOC을 집 가치를 높이는 리노베이션이나 고금리 카드 빚을 갚는 용도로 쓰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의 하키 비용, 여행비, 심지어 애완동물 구입비 등 일상적인 소비에 HELOC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가변 금리의 덫: HELOC은 대개 시중 은행의 프라임 금리에 연동되는 가변 금리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매달 내야 하는 최소 이자 비용이 즉각 늘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
• 은행의 일방적 계약: HELOC은 '수요 대출'이다. 즉, 은행은 예고 없이 언제든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금 전액 상환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 사용자의 신용 모델을 분석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세 번 연체하면 집 잃는다"
HELOC 연체는 일반 신용카드 연체와는 차원이 다르다. 집이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부채 통합 전문가인 스콧 테리오는 "한 번 연체하면 안내문이 오고, 두 번이면 경고장이 오지만, 세 번 연체하면 은행은 '파워 오브 세일'을 통해 집을 강제로 매각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경고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부채 돌려막기, 파국의 서막 될 수도"
현재 캐나다 가계 부채 2.6조 달러라는 숫자는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과 같다. 특히 자산 가치 상승에 기대어 HELOC을 생활비로 쓰는 행위는 일시적인 진통제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소득 범위 내에서 지출을 줄이거나 더 저렴한 주거지로 옮기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이미 HELOC 부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면, 더 늦기 전에 면허를 가진 파산 수탁자와 상담하여 부채 구조조정을 논의해야 한다. "나중에 갚으면 되겠지"라는 낙관론이 소중한 보금자리를 앗아가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