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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봄의 전령인가, 불청객인가"
토론토 전문의가 전하는 입체적 대응법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캐나다인 5명 중 1명 '꽃가루 알레르기' 고통… 눈물·콧물·재채기 증상 지속
스노우 몰드(Snow Mould)와 나무 꽃가루가 주범… "외출 후 즉시 세안 필수"
안약·코 세척기 등 보조 요법 권장… 장기적으론 '면역 요법' 고려해야
[Unsplash @Towfiqu barbhuiya]
[Unsplash @Towfiqu barbhuiya]
(토론토)
봄꽃이 망울을 터뜨리고 잔디가 다시 푸르러지는 생동감 넘치는 계절이 돌아왔지만, 상당수 캐나다인에게 봄은 반가움보다 공포의 계절로 다가오고 있다.
캐나다 알레르기·천식·면역학 재단(CAIF)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인 5명 중 1명꼴로 매년 봄철마다 지독한 꽃가루 알레르기(건초열)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막힘과 가렵고 충혈된 눈, 멈추지 않는 재채기는 매년 이 시기 수많은 시민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토론토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베라 코헛(Vera Kohut) 박사는 봄철 알레르기의 원인부터 실질적인 치료법까지 상세히 분석했다.

겨울의 잔해 ‘스노우 몰드’와 수목 꽃가루의 협공

코헛 박사는 봄철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주범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예쁜 꽃들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것은 이른바 ‘스노우 몰드(Snow Mould)’라 불리는 곰팡이 균이다. 이는 겨울철 눈 아래 서늘하고 습한 토양에서 서식하다가, 봄이 되어 눈이 녹고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중으로 비산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기온이 올라가며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풀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미세한 꽃가루들이 공기 중에 가득 차게 된다. 코헛 박사는 “눈이 녹는 시점부터 나무가 싹을 틔우는 시기까지 대기 중에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수많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떠다니게 된다”며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데이터 기반 대응과 철저한 개인 위생이 최선의 방어선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정보 확인’이다. 코헛 박사는 외출 전 기상 사이트나 앱을 통해 매일 업데이트되는 지역별 꽃가루 농도(Pollen Count)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꽃가루 지수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실외 활동을 줄이고, 실내 창문을 모두 닫아 외부 오염 물질의 유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특히 외출 후의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외부에서 활동하는 동안 옷과 피부, 머리카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꽃가루들이 달라붙게 된다. 이를 방치한 채 실내 생활을 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귀가 즉시 외출복을 세탁하고, 얼굴과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약물 요법의 명암과 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한 면역 치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OTC)도 적절히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제는 코막힘과 재채기 완화에 효과적이며, 가려운 눈에는 전용 안약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코헛 박사는 “항히스타민 안약의 경우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재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렌즈 사용자는 반드시 주의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 점막에 붙은 오염 물질을 직접 씻어내는 ‘식염수 세척(Neti Pot)’ 또한 매우 효과적인 보조 요법이다. 이는 비강 통로를 깨끗하게 비워주어 이후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제제 등 나잘 스프레이의 흡수율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만약 이러한 단기 처방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 알레르기 환자라면 ‘알레르기 주사(Allergy Shots)’와 같은 장기 관리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소량의 알레르기 항원을 지속적으로 노출해 신체의 내성을 키우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주사 대신 혀 밑에 약물을 넣어 흡수시키는 ‘설하 면역 요법’도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헛 박사는 “장기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자신이 정확히 어떤 물질에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개인별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니다"... 알레르기 관리도 이제는 '정보전'

많은 이들이 봄철 알레르기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로 치부하며 고통을 참아내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분석처럼 알레르기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일상의 집중력을 저해하고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엄연한 면역 질환이다.

특히 토론토처럼 녹지가 많고 대기 질의 변화가 심한 도시에서는 주관적인 감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꽃가루 지수를 확인하고, 귀가 후 세안을 생활화하는 등 ‘데이터’와 ‘위생’에 기반한 스마트한 대응이 필요하다.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진단받고 장기적인 면역력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될 때, 비로소 캐나다의 아름다운 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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