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캐나다·미국·멕시코 무역협정(CUSMA)의 운명을 결정지을 7월 1일 검토 기한이 불과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측에서 "모든 쟁점을 기한 내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7일(화) 워싱턴 D.C. 허드슨 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와의 협상이 멕시코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7월 1일까지 전면 해결 불투명" 국가별 개별 프로토콜 추진
그리어 대표는 "7월 1일까지 캐나다, 멕시코와의 모든 통상 현안을 매듭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CUSMA 규정에 따라 미국은 7월 1일까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협정의 전면 재협상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특히 그리어 대표는 CUSMA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국가별로 상이한 노동 환경과 무역 적자 원인을 고려해 '캐나다-미국', '멕시코-미국' 간의 별도 프로토콜(세부 규정)을 덧씌우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3국 협정의 틀 안에서 캐나다에 더욱 까다로운 개별 조건을 요구하겠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앞 막아선 '통상 지뢰밭' 주류·농산물·디지털법 등 산적
USTR이 최근 발표한 연례 무역 장벽 보고서에는 캐나다를 겨냥한 수 페이지 분량의 불만 사항이 담겼다.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 공급관리제(Supply Management): 유제품 등 캐나다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
• 온라인 스트리밍법(Online Streaming Act): 미국 콘텐츠 기업에 대한 규제 반발
• 정부 조달(Buy Canadian): 캐나다 우선 구매 정책에 대한 이의 제기
• 주류 판매 규제: 주별로 상이한 주류 유통 및 판매 방식 개선 요구
캐나다 정부 "놀랍지 않다" 차분한 대응 속 협상 지속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도 캐나다 정부는 침착한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미국 무역 장관은 "미국이 제시한 목록 중 예상치 못한 것은 없었다"며 "이번 주에도 미국 관리들과 고위급 협력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블랑 장관은 양국 간의 대화가 진전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3국 협정’의 탈을 쓴 ‘양자 압박’ 캐나다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의 발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멕시코와 캐나다를 '분리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멕시코와는 이미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다고 밝히면서 캐나다를 고립시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1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양보를 극대화하려는 미국의 전형적인 협상 전술이다.
공급관리제 같은 민감한 국내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위협을 방어해야 하는 캐나다 정부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외교적 수싸움이 필요하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마크 카니 내각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캐나다 경제의 명운이 걸린 3개월이 시작됐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