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주 정부가 고물가와 고금리, 그리고 미국발 관세 위협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주 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11억 달러 규모의 법인세 감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온타리오 정부는 ‘2026 예산안’을 통해 캐나다인이 지배하는 개인 법인(CCPC)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기업 법인세(CIT)율을 현행 3.2%에서 2.2%로 1%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동네 가게’부터 ‘중소 제조사’까지… 법인 사업자 37만여 곳 수혜
이번 감세의 핵심 타깃은 연간 과세 소득(순이익)이 50만 달러 이하인 소규모 법인들이다. 식당, 카페, 전문 컨설팅 업체 등 법인으로 등록된 소상공인부터 직원 50명 미만의 중소기업까지 온타리오 내 약 37만 5,000개 업체가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번 세율 인하(31.25% 감면 효과)를 통해 각 사업체는 매년 최대 5,000달러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니나 탕리 중소기업 담당 부장관은 “절감된 세액은 사장님들이 인력을 추가 채용하거나 장비를 현대화하는 등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 규모 1,000만 달러 미만 집중 지원… ‘부자 기업’은 제외
정부는 혜택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자산 규모에 따른 제한 규정도 명확히 했다. 과세 자본이 1,000만 달러 미만인 기업은 인하된 2.2% 세율을 온전히 적용받지만, 자본금이 5,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중대형 기업은 소규모 기업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일반 법인세율(11.5%)을 적용받게 된다.
이는 대기업보다는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의 뿌리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가용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는 장비 투자 등에 대한 가속 상각 제도를 병행 시행해 향후 4년간 총 35억 달러 규모의 추가 소득세 감면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미국 관세 장벽에 맞선 ‘방어막’… 지역 경제 자생력 강화
이번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폭탄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성격이 짙다. 피터 베슬렌팔비(Peter Bethlenfalvy) 재무장관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우리 지역의 기업가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현금을 그들의 손에 돌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온타리오 정부는 2018년 이후 유류세 인하, 고용주 의료세(EHT) 면제 한도 상향($1,000,000까지) 등을 통해 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지원해 왔다. 이번 법인세 인하는 이러한 ‘기업 하기 좋은 온타리오’ 전략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다.
‘세금 인하’가 ‘골목 상권’ 부활의 마중물 되려면
이번 법인세 인하는 법인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다. 연 5,000달러라는 액수가 대기업엔 작을지 모르나,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규모 음식점이나 소상공인들에게는 직원 한 명의 파트타임 급여나 마케팅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귀중한 자금이다.
다만, 법인이 아닌 개인 사업자(Sole Proprietorship) 형태로 운영되는 상당수 영세 소상공인은 이번 법인세 인하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은 숙제로 남는다. 정부는 감세의 낙수효과가 법인 틀 밖에 있는 더 작은 자영업자들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임대료 보조나 공과금 추가 지원 등 정교한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세금으로 아낀 돈이 단순한 비용 보전이 아닌 ‘재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온타리오 경제의 자생력은 완성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