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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보상 지연 해결 위해 '민간 중재' 시범 도입
"신뢰 회복" vs "눈속임"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에어캐나다, 적체된 보상 민원 해결 위해 민간 중재 기관(CDRL) 통한 90일 내 처리 프로세스 시범 도입
현재 연방 교통국(CTA) 민원 대기 9만 6천 건 육박하며 처리까지 최대 3년 소요되는 상황 타개 목적
소비자 단체 "항공사가 비용 지불하는 중재 기관의 공정성 의심" 및 "복잡성만 가중"이라며 비판
[Unspalsh @Adam Khan]
[Unspalsh @Adam Khan]
(캐나다)
에어캐나다가 항공편 지연 및 취소에 따른 보상 절차의 극심한 정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중재 기구를 활용한 시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8일(수) 에어캐나다는 연방 교통국(CTA)에 민원을 제기한 고객 중 무작위로 선정된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 기관 대신 독립적인 중재인에게 사건을 맡길 것인지 묻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90일 내 결판내는 '패스트트랙'… 에어캐나다가 비용 전액 부담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분쟁 해결 기구인 CDRL 그룹의 자회사가 운영을 맡는다. 에어캐나다는 양측의 정보가 모두 제출된 시점부터 90일 이내에 판결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CTA를 통한 보상 절차가 대기 인원만 9만 6,000명에 달하고 처리까지 최장 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속도다.

마크 바부 에어캐나다 최고법률책임자는 "고객들이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동안 회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중재 결과는 구속력이 없으며 고객이 결과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CTA 대기 순번을 유지한 채 기존 절차로 돌아갈 수 있다.

소비자 단체의 날 선 비판 "항공사가 고용한 중재인이 공정할까?"

하지만 소비자 권익 보호 단체들은 이번 발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항공 승무원 권리'의 가보르 루카치 회장은 이를 "눈속임(Smoke and mirrors)"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혼 소송 중에 배우자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중재인으로 고용한 격"이라며 에어캐나다가 비용을 대는 민간 기구가 얼마나 공정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중재를 맡은 CDRL 그룹이 소비자 리뷰 플랫폼인 '트러스트파일럿'에서 5점 만점에 1.3점이라는 매우 낮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퀘벡의 소비자 보호 단체인 '옵시옹 콩소마퇴르' 역시 이미 복잡한 보상 시스템에 또 다른 창구를 추가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혼란만 가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밀 유지 조항 없는 투명성 강조… "유럽형 모델 도입 시도"

에어캐나다 측은 이번 절차에 참여하는 고객들에게 비밀 유지 계약(NDA)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항공사와 고객이 합의하지 않는 한 결과를 공개할 수 없는 현재의 CTA 절차보다 투명성 면에서 진일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에어캐나다는 유럽에서 유사한 제3자 중재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영구적인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3년의 기다림 vs 90일의 승부, 관건은 ‘공정성’의 증명

에어캐나다가 9만 건이 넘는 민원 정체를 풀기 위해 민간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은 현실적인 고육책으로 보인다. 보상금을 받기 위해 3년을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에어캐나다 입장에서는 돈을 주고라도 불만 가득한 고객들의 민원을 빨리 처리해 버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을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심판의 공정성'이다. 비용을 지불하는 항공사의 입김에서 중재 기구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만약 이 시범 프로젝트가 에어캐나다에 유리한 판결만 쏟아낸다면, 이는 신뢰 회복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분노를 불러오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정부의 감시와 시민 단체의 모니터링 속에서 이 '90일의 실험'이 캐나다 항공 보상 체계의 혁신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분쟁의 시작이 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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