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의 대표적인 부촌인 로즈데일 주민들이 최근 급증한 침입 절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사설 경비 업체를 고용하는 등 직접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8일(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론토 전역의 주거 침입 범죄는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범죄율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잠든 사이 20분간 집안 활보"...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
토론토 경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로즈데일-무어 파크 지역의 주거지 침입 절도사건은 70건으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벌써 20건 이상의 사건이 보고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남부 로즈데일 주민협의회 제니스 로 회장은 본인 역시 과거 주거 침입의 피해자였음을 밝히며, "용의자가 가족들이 잠든 사이 20분 동안 집안을 돌아다녔고, 나갈 때 알람이 울려서야 범인이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일부 주민들은 집안에 두 차례나 도둑이 들고 차량을 4대나 도난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월 200달러 사설 순찰 및 ‘가상 게이트’ 도입
경찰의 치안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주민들은 각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현재 이 지역 주민들은 매달 170달러에서 200달러를 지불하고 사설 경비 요원과 순찰 차량을 고용하고 있다. 사설 경비원들은 거리를 순찰하며 수상한 활동을 감시하고, 침입 발생 시 몇 분 내로 현장에 출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주민들이 선택하는 자구책은 다양하다.
• 물리적 보안 강화: 망치로도 깨지지 않는 강화유리 설치, 특수 잠금장치 및 고성능 알람 시스템 도입.
• 기술적 감시: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동네 출입 인원을 실시간 추적하는 ‘가상 게이트 커뮤니티(Virtual gated community)’ 구축 검토.
경찰 "커뮤니티와 협력 강화"... 하지만 근본적 대책 필요
지역 구의원인 다이앤은 최근 경찰과 주민들이 참여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으며, 경찰이 해당 지역의 순찰 인력을 증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설 경비 업체나 주민들이 수집한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일부 용의자를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 OPP 커미셔너이자 치안 분석가인 크리스 루이스는 "물리적 게이트든 카메라를 활용한 가상이든, 모든 형태의 보안 강화는 경찰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토론토 경찰 역시 주거 침입을 매우 심각한 범죄로 다루고 있으며, 예방 전략 수립을 위해 특수 수사팀을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치안 각자도생’, 공공 치안의 현주소
부유층은 스스로를 보호할 재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의 주민들은 범죄 노출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범죄자들의 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경찰의 사후 검거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제안한 '가상 게이트'와 같은 기술적 방어 체계를 공공 치안 서비스와 어떻게 결합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내 집은 내가 지킨다"는 주민들의 절규가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 토론토 전체의 치안 정책 변화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