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연방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핵심 전문 인력 이민 프로그램들을 전격 폐지하고,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이민 시스템 개편에 나선다. 8일(수) 연방 이민부(IRCC)는 이민 시스템 현대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연방 숙련직 이민(FSW), 경험 이민(CEC), 숙련 기술직 이민(FST)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연방 고숙련 이민 클래스(Federal High Skilled Immigration Class)’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3대 이민 프로그램’ 폐지 및 단일화… “시스템 복잡성 해소”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의 복잡했던 경제 이민 카테고리를 단순화하는 데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약 9만 3천 명의 영주권자를 배출하며 경제 이민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3대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대신, 자격 요건을 간소화한 통합 클래스가 도입된다.
이민부는 “스트림라인된 새로운 요건을 통해 국제 인재 풀을 더욱 다양화하고, 기업들이 노동 시장의 필요에 맞는 인력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청자와 고용주 모두가 시스템을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학생 및 외국인 근로자 워크퍼밋 규정 대폭 수정
이민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실무적인 규정 변화도 함께 예고됐다.
• 학습 및 근로 승인 간소화: 국제 유학생의 코업(Co-op) 워크퍼밋 의무 조항을 삭제하고, 외국인 수습생(Apprentice)의 스터디 퍼밋 요건도 없애기로 했다.
• 공백 없는 근로 허용: 스터디 퍼밋 연장이나 졸업 후 워크퍼밋(PGWP)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합법적으로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확대한다. 이는 서류 심사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다.
망명 시스템 개혁… “1년 경과 시 신청 불가”
이번 발표에는 국경 관리 및 망명 시스템 강화안도 포함됐다. ‘캐나다 이민 시스템 및 국경 강화법’에 따라, 2025년 6월 3일 이후 제기된 망명 신청부터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특히 캐나다 입국 후 1년이 지난 경우에는 망명 신청이 불가능해지며, 미국과의 비공식 국경을 통해 들어온 불법 이주민의 망명권도 제한된다. 이민부는 조만간 이러한 새로운 부적격 사유에 대한 예외 기준을 수립할 방침이다.
리나 메틀레지 디압 이민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캐나다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민 시스템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법규 수정을 위한 공청회는 올봄에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안은 관보(Canada Gazette)를 통해 공표될 예정이다.
효율성 추구 뒤에 숨은 ‘선별적 수용’의 가속화
이번 개편은 캐나다 이민 역사에서 매우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인 신청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던 CEC(경험 이민)가 폐지된다는 소식은 이민 준비생들에게 작지 않은 충격이다. 정부는 ‘단순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통합된 카테고리 내에서 캐나다 경제에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고숙련 인재’만을 더 정교하게 골라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학생들의 워크퍼밋 규정 완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망명 신청 자격을 대폭 강화한 대목에서는 이민 문턱을 조절하려는 정부의 고심이 읽힌다. 올봄 예정된 공청회에서 통합 클래스의 구체적인 점수 산정 방식이나 자격 요건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향후 캐나다 이민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