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근 뉴브런즈윅 주정부가 노바스코샤 주경계 인근 트랜스-캐나다 하이웨이(TCH) 요충지에 통행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캐나다 동부의 물류 동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경제학자 윌리엄 왓슨은 이를 두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 유조선을 위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외국인만 돈 내라"… 캐나다판 '도로 위의 내전'
뉴브런즈윅 주정부의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통행료는 '타주(Out-of-province)' 차량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즉, 뉴브런즈윅 주민은 무료로 이용하되 노바스코샤나 타 지역에서 오는 캐나다인들에게만 비용을 물리는 방식이다.
왓슨은 "캐나다의 핵심 상업, 통신, 무역 링크가 동서로 흐르는 상황에서 트랜스-캐나다 하이웨이에 통행료를 매기는 것은 국가 결속을 해치는 행위"라며 "특히 외지인에게만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타주에 대한 '경제적 전쟁 선포'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연방 세금으로 닦은 길, 주정부가 '독점 통행료' 수입 챙기나
경제학적 관점에서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통행료 부과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뉴브런즈윅의 해당 고속도로 구간은 과거 연방 정부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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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세금으로 닦인 길을 특정 주정부가 가로막고 통행세를 걷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왓슨은 "범국가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 애국심의 척도가 된 지금, 이런 행태는 거의 '반역적'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메트로 카니'의 시험대… 연방 정부의 강력한 개입 필요
현재 마크 카니 총리 내각은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캐나다 헌법에는 연방 정부가 주정부의 법안을 거부하거나 무효화할 수 있는 '연방 거부권(Disallowance power)'이 명시되어 있다. 1942년 앨버타주의 차별적 토지 매매 금지법을 무효화한 이후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이 권한을 이번 기회에 다시 꺼내 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지 여론은 마크 카니 총리가 뉴브런즈윅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며 달래는 '평화 협정'을 맺을 것인지, 아니면 국가 기간망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사법·정치적 대응에 나설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주정부의 '금고'인가, 국가의 '혈맥'인가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캐나다인들에게 타주 번호판을 달았다는 이유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의 극치다. 만약 모든 주가 자기 구역을 지나는 국가 고속도로에 '타주 차량 통행세'를 매기기 시작한다면, 캐나다라는 하나의 경제 공동체는 순식간에 파편화될 것이다.
뉴브런즈윅의 '미친(Crazy)' 결정은 세수 확보를 넘어 캐나다 연방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마크 카니 정부는 이를 지방 정부의 예산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 통합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길은 연결되어야 하며, 그 길 위에서 캐나다인은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