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세무 전문가들은 세금 환급을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 '정부에 무이자 대출을 해준 꼴'이라며 부정적인 재무 설계로 보지만, 현재 캐나다인들에게 환급금은 절실한 재정적 완충제가 되고 있다.
10일(금) 발표된 EQ 뱅크와 터보택스(TurboTax)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약 40%가 생활비 충당을 위해 올해 세금 환급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기대했던 환급금을 받지 못할 경우 재정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답해, 가계 경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청년층·여성 등 특정 계층 직격탄… 주택 담보 대출 갱신 압박 가중
재정적 어려움은 특정 인구 집단에서 더 두드러진다. 18~34세 사이의 청년층은 40% 이상이 환급금을 재정적 버팀목으로 여기고 있으며, 여성(41%) 역시 남성(32%)보다 환급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는 탓이다. 특히 올해 주택 담보 대출(Mortgage) 갱신을 앞둔 주택 소유자들은 더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환급금을 생활비로 전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넛월렛(NerdWallet)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가 지난 1년간 식료품 등 필수품 결제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금 확대에 쏠린 눈… ‘식료품 및 필수품 혜택’ 도입
이번 세금 신고 시즌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추가 지원책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GST/HST 환급 프로그램을 확대한
'캐나다 식료품 및 필수품 혜택(Canada Groceries and Essentials Benefit)'이 시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향후 5년간 GST 환급액을 25% 인상하며, 특히 2026년에는 일회성으로 50% 추가 지급(Top-up)을 제공한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본인이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 자금을 생활비나 비상금,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 국세청(CRA)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급된 평균 환급액은 약 2,000달러 수준이다.
환급금에 목매는 사회, ‘재정적 회복력’ 무너졌나
대부분의 캐나다인은 세금 환급금을 환영하지만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간절하다. 과거에는 환급금으로 여행을 가거나 가전을 바꿨다면, 이제는 밀린 카드값을 갚고 식탁 물가를 감당하는 데 쓰이고 있다. 특히 소득의 상당 부분이 이자와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구조에서 환급금은 일시적인 인공호흡기 역할을 할 뿐이다.
정부의 일회성 환급 확대 대신,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가계가 자생적인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가계 부채 대책과 소득 보전 방안이 아쉽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