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연방 자유당이 월요일 치러진 연방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마침내 다수당 정부(Majority Government) 구성을 확정 지었다. 현지 주요 뉴스 미디어들의 예측에 따르면, 자유당의 다니엘 마틴(Danielle Martin) 후보가 토론토의 핵심 선거구인 유니버시티-로즈데일(University–Rosedale)에서 승기를 잡으며 하원 내 172석을 확보, 자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기술적 다수석’ 지위를 얻게 됐다.
보궐선거가 가른 국정 주도권… ‘172석’의 의미
지난해 4월 총선에서 169석을 얻으며 소수 정부로 출발했던 카니 행정부는 이번 승리로 하원 총 338석 중 딱 절반인 172석을 채우게 됐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스카보로 사우스웨스트와 퀘벡의 테르본 지역구에서도 자유당이 승리할 경우, 의석수는 173~174석까지 늘어나 야당의 도움 없이도 예산안과 주요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안정적 다수당’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번 보궐선거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와 빌 블레어(Bill Blair) 전 의원의 정계 은퇴, 그리고 지난해 총선 당시 단 1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테르본 지역구의 선거 무효 판결 등으로 인해 치러졌다.
의원들의 ‘당적 변경’ 논란과 야권의 반발
카니 정부가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게 된 데에는 지난 12월 이후 보수당(4명)과 신민당(1명)에서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긴 5명의 의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주 보수당 소속이었던 마릴린 글래두(Marilyn Gladu) 의원이 자유당 코커스에 합류하면서 다수당 구성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이에 대해 보수당과 신민당 등 야권은 카니 총리가 유권자의 뜻을 저버리고 ‘밀실 거래’를 통해 인위적인 다수당을 만들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유당 측은 의원의 당적 변경은 헌법상 자유이며, 국정 안정을 위한 결단이라고 맞서고 있다.
향후 국정 운영 전망 “이민·사법 개혁 등 속도 낼 것”
다수당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그동안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하원에 계류 중이었던 이민법 개정안, 혐오 표현 규제법, 보석 제도 개혁안 등 카니 정부의 핵심 공약들이 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예산안 통과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등 난항을 겪어왔으나, 이제는 자유당 단독으로 하원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입소스(Ipsos)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53%가 카니 정부의 다수당 구성을 지지하고 있으며, 47%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 여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마크 카니의 '실용적 다수당', 협치와 독주 사이의 시험대
마크 카니 총리가 마침내 '다수당 정부'라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다. 소수 정부 체제에서 겪었던 입법 지연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신이 구상해온 경제 인프라 확충과 내부 무역 활성화 정책을 밀어붙일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 다수당 구성이 선거를 통한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보궐선거와 의원들의 당적 변경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카니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야당이 이를 '민주주의 훼손'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서의 충돌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카니 총리는 이제 '다수당의 힘'을 앞세운 독주는 지양하고 정당성을 의심하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정책 성과로 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이민 제도와 사법 개혁 등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에서 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가 향후 정국 운영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한인 사회 역시 변화하는 캐나다의 이민 및 경제 정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하며, 유권자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