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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치료제 ‘생리 불순·오한’ 보고 잇따라
임상에서 놓친 부작용 'AI가 찾아내'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레딧(Reddit) 게시물 40만 건 AI 분석
탈모·피로 외 ‘생리 주기 변화·체온 조절 이상’ 등 새로운 패턴 발견
전문의들 “SNS 데이터, 초기 경고 신호로 가치… 정밀 임상 조사 필요”
[Unsplash @Haberdoedas]
[Unsplash @Haberdoedas]
(국제)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계열 비만 및 당뇨 치료제가 기존 임상 시험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방대한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용자들 사이에서 생리 불순과 체온 변화 등 공통된 증상이 보고되고 있어 추가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I가 분석한 7만 명의 ‘생생한 목소리’… 임상의 사각지대 조명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공학 및 응용과학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2019년 5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소셜 미디어 플랫폼 '레딧(Reddit)'에 올라온 약 40만 건의 게시물을 AI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 위고비)와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젭바운드)를 실제 사용하는 7만여 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추출했다. 분석 결과, 사용자 중 약 44%가 최소 하나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에는 기존 제약사의 설명서나 임상 데이터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증상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기존 보고된 부작용을 넘어선 새로운 신호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이미 잘 알려진 위장관계 증상이었다. 하지만 AI 분석은 다음과 같은 ‘미확인 패턴’을 새롭게 수면 위로 올렸다.

• 생리 불순 및 생식 건강: 부작용을 보고한 사용자의 약 4%가 생리 주기 변화, 과다 출혈, 무월경 등을 언급했다. 연구팀은 이 증상이 여성 사용자 집단 내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며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 체온 조절 이상: 많은 사용자가 오한, 비정상적인 추위 체감, 안면 홍조, 발열 유사 증상 등 체온 조절과 관련된 불편함을 호소했다.
• 심각한 피로감: 피로(Fatigue)는 임상 시험 데이터보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훨씬 더 높은 빈도로 언급되는 상위권 부작용 중 하나로 꼽혔다.
• 정신건강 문제: 사용자의 약 13%가 정신적 증상을 보고했으며, 이 중 불안(4%)과 우울감(3%)이 포함되었다.

SNS 분석의 한계와 가치… “골든 스탠다드 보완책”

연구를 주도한 닐 세갈 박사 과정 연구원은 "임상 시험은 가장 위험한 부작용을 찾아내는 데는 탁월하지만, 환자들이 일상에서 가장 우려하는 미세한 증상들을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상 시험은 기간이 짧고 대상 인원이 한정적이라 몇 년 후에 나타나는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소셜 미디어 데이터가 전체 인구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레딧 사용자는 주로 미국 기반의 젊은 남성층에 치우쳐 있으며, 경험이 극단적으로 좋거나 나쁠 때만 글을 남기는 경향(선택 편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측은 "소셜 미디어 분석에는 방법론적 한계가 있지만,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모든 부작용 보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리스닝, 현대 의학의 새로운 현미경이 되다"

이번 연구는 이른바 '디지털 사회적 경청'이 현대 의학의 보완재가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GLP-1 치료제처럼 보급 속도가 공신력 있는 안전 모니터링 인프라의 속도를 앞지르는 경우,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데이터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생리 불순이나 체온 변화와 같은 증상들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상에서 소외되기 쉽다.
이제 제약사와 보건 당국은 AI가 포착한 이 '미세한 신호'들을 단순히 온라인상의 소문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추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 약을 복용 중인 한인 동포들 역시 설명서에 없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기보다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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