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과거 온타리오주에서 가장 비싼 에너지원으로 꼽혔던 태양광과 풍력이 이제는 가장 저렴한 전력 공급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이었던 더그 포드 정부가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8.8센트의 기적… 원자력·가스보다 저렴해진 재생에너지
스티븐 레체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12개의 태양광 및 2개의 풍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2030년부터 가동될 이 시설들이 생산하는 전력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8.8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현재 온타리오 전력망에 공급되는 기존 태양광 가격(평균 45.4센트)보다 무려 81%나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가격이 기존 가스 발전(9.8센트)이나 원자력 발전(12.4센트)
운영비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 건설된 수력 발전(6.6센트)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등극한 셈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제조 기술이 발전하며 생산 단가가 90% 이상 하락한 결과다.
2018년 '계약 파기' 딛고 7년 만의 정책 유턴
이번 발표는 2018년 집권 당시 이미 계약된 800여 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취소하며 2억 3,1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했던 포드 정부의 행보와는 정반대되는 결정이다. 하지만 2050년까지 전기차 및 히트펌프 보급 확대로 전력 수요가 75%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정부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온타리오의 전력 믹스는 원자력(48%)과 수력(32%)이 주를 이루며, 풍력(8%)과 태양광(1% 미만)의 비중은 극히 낮다. 부족한 부분은 탄소 배출이 많은 천연가스 발전(19%)이 메우고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복안이다.
원자력 중심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자력에 치중된 주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전기료 인상을 부동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온타리오 전력공사(OPG)는 이미 피커링 원전 개보수 등을 이유로 원자력 단가를 내년까지 kWh당 21.4센트로 두 배 가까이 인상해달라고 신청한 상태다.
잭 기본스 온타리오 청정대기연맹 의장은 "현재 전력 시스템은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원자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전기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가장 저렴한 풍력과 태양광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8년까지 대규모 배터리 저장 시스템(ESS)을 구축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기술 혁신이 이념을 이겼다… 이제는 실용적 에너지 믹스 고민할 때"
더그 포드 정부의 이번 '유턴'은 이념적 고집보다 시장의 경제 논리가 앞선 사례로 읽힌다. 과거 태양광은 보조금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돈 먹는 하마'였으나, 이제는 화석 연료보다 저렴한 '경제적 효자'가 됐다. 8.8센트라는 단가는 퀘벡이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등 인근 주보다도 낮은 수치로, 온타리오의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원전 개보수 비용이 전기료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신속하게 전력망에 통합하느냐가 향후 민생 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들도 이번 기회를 활용해 가스 발전소 의존도를 낮추고 시민들의 전기료 부담을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