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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떠나려면 교육비 뱉어내라?"
인재 유출 막으려다 탈출만 부추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조세 전문가 킴 무디, 전 구글 CFO의 '캐나다 졸업생 출국 부담금' 제안 정면 비판
"인재는 애국심이 식어서가 아니라, 기회가 없어서 떠나는 것"… 징벌적 세제 지적
이미 '의제처분' 등 가혹한 세금 부과 중… 근본적인 조세 개혁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해법
[Unsplash @Edgar Pereira]
[Unsplash @Edgar Pereira]
(캐나다)
최근 캐나다의 유능한 인재들이 막대한 자본과 함께 미국 등 해외로 떠나는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의 발을 묶기 위해 '도덕적 부채'를 명분으로 한 징벌적 비용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캐나다의 조세 전문가 킴 무디(Kim Moody)는 "사람을 가두려는 정책은 충성심이 아닌 탈출 욕구만 자극할 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교육비 50만 달러 상환하라"… 전 구글 CFO의 파격 제안과 논란

논란의 시작은 지난 주말 몬트리올에서 열린 자유당 전당대회였다.
전 구글 CFO 패트릭 피셰트는 캐나다 대학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아 교육받은 졸업생들이 미국으로 취업하러 갈 경우, 1인당 약 50만 달러에 달하는 교육비를 상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캐나다 인재들의 미국행 통로인 TN 비자 프로그램 폐지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제안이 현실을 모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피셰트 본인 역시 오랜 기간 미국에서 근무했고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성공한 캐나다인들이 떠나는 이유는 애국심 부족이 아닌 '기회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출국세'… "얼마나 더 내야 빚을 갚는 건가"

많은 이들이 캐나다를 떠날 때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오해하지만, 캐나다 소득세법(128.1항)은 이미 강력한 장치를 두고 있다. 거주자 신분을 상실할 때 보유한 전 세계 자산을 공정 시장 가치로 매각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물리는 '의제처분(Deemed Disposition)' 규정이다.
킴 무디는 "성공한 기업가들은 이미 세금과 고용 창출, 위험 감수를 통해 국가에 충분히 기여했다"며 "떠날 때조차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데, 대체 언제까지 '도덕적 부채'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죄인 취급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젊은 층에게 이러한 '경제적 노예 계약'과 같은 벌금을 물린다면, 그들은 아예 캐나다에서 뿌리 내리기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해외 교육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박 대신 기회를"… 근본적인 '빅뱅' 식 조세 개혁 시급

비평의 핵심은 인재들이 "캐나다에 남는 것이 과연 나에게 이득인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현재 캐나다의 개인 소득세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최근 자본이득세 포함율 인상 등은 투자자와 기업가들에게 "성공하면 벌을 받는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킴 무디는 경제학자 잭 민츠의 말을 인용해, 미봉책이 아닌 시스템 전체를 재구조화하는 '빅뱅' 수준의 조세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율을 의미 있게 낮추고, 자본이득세 이연 제도를 도입하며, 복잡한 규제를 단순화해 캐나다를 '인재가 탈출하는 곳'이 아닌 '전 세계 자본과 재능이 모이는 목적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담장을 높여도 새는 날아간다"

패트릭 피셰트의 제안은 언뜻 국부 유출을 막는 정의로운 해결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국가가 개인의 진로 선택을 경제적 페널티로 통제하려 드는 순간, 그 사회의 역동성은 사그라든다. 청년들이 캐나다 대학을 기피하고, 기업가들이 성장을 멈춘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부의 손실이다.

캐나다는 인재들에게 "우리가 너를 키웠으니 빚을 갚아라"고 요구하기 전에, "왜 너처럼 유능한 사람이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느냐"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 높은 세금과 과도한 규제가 야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의 창출을 사회적 문제로 치부하는 문화가 팽배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인재를 머물게 하는 힘은 징벌적 세금이 아니라, 마음껏 도전하고 그 결실을 정당하게 누릴 수 있다는 '신뢰'에서 나온다.
덫은 충성심을 만들지 못한다. 오직 탈출만을 고민하게 할 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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