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캐나다 연방정부가 공공 부문 비대화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조기 퇴직 패키지에 수천 명의 공무원이 응답했다. 정부는 인위적인 해고 대신 '자발적 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을 완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청자 벌써 4,600명… 연금 감액 없는 파격 조건
15일 CTV 뉴스 오타와의 보도에 따르면, 샤프카트 알리 재무이사회 의장실은 지난 3월 27일 조기 퇴직 인센티브 프로그램(ERI) 접수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약 4,600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적격 대상자 6만 8,000명에게 안내문이 발송된 후 약 7%가 즉각 반응한 수치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재정적 불이익 제거'다. 일반적으로 조기 퇴직 시 발생하는 연금 감액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근속 연수에 따른 전액 연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 기간은 오는 7월 24일까지이며, 승인된 직원은 2027년 1월 20일까지 은직을 마쳐야 한다.
'캐나다 스트롱 예산 2025'의 일환… 2만 8,000명 감축 목표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2025 캐나다 스트롱 예산안'에 따른 후속 작업이다. 정부는 2029년까지 전체 연방 공무원 중 2만 8,000개 직무를 줄일 계획이며, 이 중 1만 2,000명(임원급 350명 포함)은 자연 감소와 이번 조기 퇴직 패키지를 통해 조정한다는 복안이다.
정부 대변인 모하마드 카말은 "이번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자발적"이라며 "최대한 자연 퇴직과 자발적 이탈을 통해 인력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공무원 노조 "단체 협약 무시" 반발… 법적 대응 예고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계획과 달리 현장의 진통도 만만치 않다. 캐나다 공공서비스노조(PSAC)와 캐나다 전문직공무원협회(PIPSC)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정책 불만(Policy Grievance)을 제기했다. PIPSC 측은 "정부가 노조와의 협의 의무를 위반했으며, 기존 단체 협약이 보장하는 고용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신청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퇴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각 부처 장관급 책임자는 인력 감축 필요성, 대국민 서비스 유지 여부, 향후 운영상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연금이라는 '당근'과 인력난이라는 '채찍' 사이"
정부가 내놓은 '감액 없는 조기 연금'은 고령 공무원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매혹적인 제안이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후 자금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신청자가 몰리는 배경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무 공백'과 '숙련도 저하'다. 단기간에 수천 명의 베테랑 공무원이 빠져나갈 경우, 가뜩이나 느리기로 악명이 높은 캐나다 행정 서비스의 질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대국민 서비스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승인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노조의 반발과 업무 효율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9년까지 이어질 이 거대한 '몸집 줄이기' 실험이 캐나다 공공 부문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행정 마비라는 부작용을 낳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