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 동부 지역의 숙원 사업인 에글린턴 이스트 경전철(Eglinton East LRT) 사업을 놓고 토론토시와 온타리오주 정부가 다시 한번 대립각을 세웠다. 시는 정부 지원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지만, 주 정부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차우 시장, ‘Scarborough East’로 명칭 변경하며 총력전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 시장의 집행위원회는 에글린턴 이스트 LRT를 미확정 대중교통 사업 중 '최우선 과제'로 지정하는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은 사업 명칭을 '스카보로 이스트 급행철도(Scarborough East Rapid Transit Line)'로 변경하고,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각각 사업비의 3분의 1씩을 부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프라브밋 사카리아 온타리오주 교통부 장관은 이날 퀸즈파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프로젝트는 지자체 주도 사업(Municipally-led project)"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주의 우선순위 목록에 들어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주 정부 "이미 충분히 냈다" vs 시 "스카보로 소외 안 돼"
사카리아 장관은 주 정부가 이미 온타리오 라인, 스카보로 지하철 연장, 에글린턴 웨스트, 영 노스 연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시의 자본 투입 없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최근 워터프론트 이스트 LRT 지원을 약속한 점도 언급하며,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반면, 토론토 시의회 내에서는 스카보로 지역의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노선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18.6km 구간의 이 경전철 사업비는 약 46억 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선거 앞둔 정치 셈법 복잡… 다음 주 시의회서 격돌 예정
이번 대중교통 이슈는 시장 선거와 맞물려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기 시장 출마를 선언한 브래드 브래드포드 시의원 역시 연방 및 주 정부의 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별도의 동의안을 준비 중이다.
케네디 역에서 출발해 토론토 대학교 스카보로 캠퍼스(UTSC), 말번 타운 센터를 잇는 이 노선이 과연 정부의 자금 지원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다음 주 열릴 시의회 전체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름까지 바꿨지만… 예산 확보는 '산 넘어 산'"
차우 시장이 노선 명칭을 '스카보로 이스트'로 바꾼 것은 승부수다. '스카보로'라는 지역명을 강조해 소외된 동부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주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주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미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는 대형 공사들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가 주도하는 또 다른 46억 달러짜리 공사에 선뜻 지갑을 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 싸움은 '누가 더 선거에 절실한가'의 문제다. 시는 연방 정부의 참여를 끌어들여 주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3자 분담' 모델을 밀어붙이겠지만, 정부 간의 예산 줄다리기가 길어질수록 스카보로 주민들의 기다림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화려한 약속들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