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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파고 "영향이 막대하다"
캐나다 제조업계 '사면 초과'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철강·알루미늄 관세 산정 방식 변경… 수억 달러 규모 매출 손실 직면
스노모빌 제조사 BRP, 관세 비용만 5억 달러 급증… 주가 24% 폭락
업계 "수출 중단 및 미국 이전 고려 중… 연쇄적 고용 불안 우려"
[자동차 제조공장 작업자. Youtube @National Geographic캡처]
[자동차 제조공장 작업자. Youtube @National Geographic캡처]
(토론토)
스포츠 및 전지형 차량(ATV)부터 공구, 금형, 운송 트레일러에 이르기까지 캐나다의 다양한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갑작스러운 관세 정책 변경으로 인해 생산을 축소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조치로 캐나다산 제품의 대미 수출 비용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퀘벡에 본사를 둔 씨두(Sea-Doo) 제작사 BRP Inc.는 이번 주 관세 비용이 올해에만 5억 달러 이상 치솟을 것이라고 발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지난 4월 6일부터 발효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관세 규정 변경에 따른 결과다.

BRP 쇼크, 기업 수익성 근간 흔들며 주가 급락

내셔널 뱅크 파이낸셜(National Bank Financial)의 분석가 카메론 도어크센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 정도 규모의 비용 충격은 BRP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향후 전망에 높은 불확실성을 주입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BRP의 목표 주가를 기존 125달러에서 8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BRP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중단했으며, 이 여파로 이번 주 주가는 24%나 폭락했다.
이번 미국 측의 조치는 이전의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수정한 것이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철강과 알루미늄 부품의 가치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었으나, 이제는 해당 금속이 주원료인 제품 전체 가치에 대해 관세가 부과된다. 세율 자체는 50%에서 25%로 낮아졌지만, 산정 기준이 제품 전체 가격으로 확대되면서 수출업체들이 지불해야 할 실제 비용은 실질적으로 훨씬 더 커지게 됐다.

운송 장비 업계 직격탄… "미국이 우리 안방까지 잠식"

캐나다 운송장비 협회(CTEA)의 장 마크 피카르 사무총장은 이번 변경으로 인해 트레일러 수출업체들의 수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불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향이 막대하다. 최신 관세는 사실상 대형 캐나다 기업들이 앞으로 미국에 제품을 보내거나 판매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미 주문이 취소되고 생산이 축소되고 있으며 고용에도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카르 사무총장은 일부 제조업체들이 계약 의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수출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트레일러 제조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차축, 서스펜션, 조명 등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위험에 처한 매출 규모는 본 협회 추산치인 5억 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타와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미국산 트레일러는 캐나다로 자유롭게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카르 총장은 "미국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밴 트레일러를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치상 맞지 않아 미국에 보낼 수 없는데, 미국은 우리 안방 시장까지 갉아먹고 있다. 이것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중소기업의 비명… "미국으로 생산 기지 이전 고려"

캐나다 제조업 및 수출업회(CME)의 데니스 다비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전역의 수백 개 기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미 구매자에게 의존하며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중소기업들에게 이번 관세 체제는 가장 가혹하다.

다비 CEO는 "6개월 전 설문조사 당시 이미 약 40%의 회원사가 생산 시설의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이 상황이 지속되고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 협상을 통해 명확한 희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기업들은 결국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밀란(McMillan) LLP의 국제 무역 파트너인 윌리엄 펠레린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철강 파생 상품 관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CUSMA 면제 조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관세를 협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기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거나 미국으로 이전, 혹은 인력 감축을 동반한 운영 축소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며 "이미 일부 제조업체들은 미국 수출 전체를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매출이 말라붙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 전쟁의 에스컬레이션, 캐나다 제조의 뿌리가 흔들린다"

미국발 관세 폭탄은 무역 갈등이라는 정치적, 표면적 현상 이상으로 캐나다 제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BRP와 같은 대기업마저 수익성 악화와 주가 폭락을 겪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처지는 더욱 절박하다.

특히 연방 정부가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캐나다 업체들은 미국 수출길이 막힌 것도 모자라 국내 시장에서까지 미국 업체들에 밀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생산 기지의 미국 이전이 가속화될 경우, 이는 매출 감소를 넘어 캐나다 산업 기반의 공동화(空洞化)와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방정부가 이제서야 산업 및 시장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몇 년 안에 그 성과를 보기는 어렵다.
차기 CUSMA 협상에서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하느냐에 캐나다 제조의 미래가 달려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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