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주택 소유주들은 최근 몇 년간 5년 만기 모기지 갱신이 어떻게 가계의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2022~23년 사이 캐나다 기준 금리가 역대 가장 가파른 속도로 거의 3배나 치솟으면서, 갱신 시기를 맞은 차주들은 금리 폭등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이에 대해 모기지 전문가 로버트 맥리스는 "왜 캐나다인들은 합리적인 이자율로 장기적인 결제 안정성을 누릴 수 없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정부와 금융 당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현행 시스템의 한계: 5년마다 찾아오는 '금리 도박'
현재 캐나다 모기지 시장에서 10년 만기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모기지 분석가 로버트 맥리스터(Robert McLister)는 "현행 시스템은 시민들에게 5년마다 자신의 전 재산이 걸린 '금리 도박'을 강요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30년 장기 고정 금리를 통해 금리 인상기에도 가계의 지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캐나다에서 장기 모기지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불합리하게 높은 금리'와 '과도한 중도 상환 페널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맥리스터는 정부와 금융 당국이 추진해야 할 5대 핵심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장기 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5대 혁신 과제]
낡은 '이자법(Interest Act)' 개정: 1800년대에 만들어진 이 법은 5년 후 중도 상환 수수료를 3개월치 이자로 제한한다. 이는 은행 입장에서 장기 금리 변동 위험을 헤지(Hedge)하기 어렵게 만들어 결국 소비자 금리를 높이는 주원인이 된다. 10년 만기 상품에 대해서는 수수료 제한을 완화해 은행이 더 낮은 기본 금리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정한 중도 상환 수수료 체계 확립: 은행이 계약 파기로 인한 실제 손실만큼만 수수료를 거두도록 제한해야 한다. 현재의 고정 금리 중도 상환 수수료는 은행의 과도한 수익원으로 작동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유동성 공급 및 자본 시장 활성화: 캐나다 주택담보대출공사(CMHC)가 10년 만기 모기지 채권(CMB) 발행 할당량을 늘리고 보증 수수료를 낮춰 비은행권 대출 기관들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소비자 보호 및 유연성 확보: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이사나 재융자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수수료 없는 담보 이전(Portability)이나 추가 대출 옵션 등을 보장하도록 규제 당국이 독려해야 한다.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 완화 및 면제: 10년 고정 금리는 이미 장기적인 결제 안정성이 확보된 상품이다. 여기에 계약 금리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소득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10년 만기 상품에 한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완화하거나 면제하는 '당근'이 필요하다.
실질적 기대 효과와 전망
현재 1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5년 만기보다 약 85bp(0.85%포인트) 가량 비싸다(예: 5년 4.29% vs 10년 5.14%). 맥리스터는 위 제안들이 실현될 경우 이 격차를 절반 수준(약 40bp)으로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21년, 5년 금리가 1.25% 미만일 때 일부 기관은 10년 금리를 1.99%에 제공했다. 만약 당시 10년 만기 시장이 활성화되어 1.75% 수준에 이용 가능했다면, 현재 수많은 가정이 금리 폭등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만 달러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금리 도박에서 시민들을 보호해야"
캐나다의 현행 모기지 시스템은 시민들로 하여금 5년마다 자신의 전 재산이 걸린 '금리 도박'을 강요하고 있다. 30년 고정 금리가 보편적인 미국인들이 금리 인상기에도 평온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은 "시장 수요가 없다"는 핑계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가격의 10년 만기 모기지는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구조적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가계를 지키는 '경제적 방어막'이다. 정부가 제도적 걸림돌을 치워주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면, 기꺼이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평온한 10년'을 선택할 캐나다인은 적지 않을 것이다.을 선택할 캐나다인은 적지 않을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