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료 가격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주유소 앞 운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보다 이미 알려진 '기본 수칙'만 제대로 지켜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캐나다 자동차 협회(CAA)의 테레사 디 펠리체 부회장은 "단 몇 달러라도 아끼기 위해 모든 운전자가 실질적인 팁을 찾고 있는 시점"이라며 효율적인 운전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타이어와 트렁크 점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연비 개선책
가장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타이어 공기압 유지다. 조사에 따르면 권장 주기인 매달 공기압을 확인하는 운전자는 28%에 불과하다. 공기압이 낮은 타이어는 노면 저항을 높여 연비를 약 4% 떨어뜨린다. 운전석 문 안쪽 스티커에 적힌 적정 수치를 확인하고 휴대용 측정기를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겨울철 눈길 주행을 위해 실어두었던 모래 주머니나 불필요한 짐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 약 45kg의 무게가 추가될 때마다 연비는 1%씩 하락하기 때문이다.
공기 저항을 줄여라… 루프랙 탈거와 정속 주행의 힘
사용하지 않는 루프랙을 그대로 달고 달리는 것은 연료를 도로에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 루프랙은 차량의 공기 역학적 흐름을 방해하여 엔진에 무리를 준다. 실제 테스트 결과, 루프랙 제거만으로도 연비가 12% 향상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주행 습관 역시 결정적이다. 급출발과 급브레이크를 피하고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연비를 15%에서 최대 30%까지 높일 수 있다. 특히 시속 120km로 주행할 때는 100km로 달릴 때보다 연료를 약 20% 더 소모하므로 경제 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기 점검과 보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비용 절감
차량 유지보수 소홀은 장기적으로 더 큰 지출을 초래한다. 오염된 에어 필터, 마모된 점화 플러그, 어긋난 휠 얼라인먼트는 엔진 효율을 떨어뜨려 연료 소비를 가속화한다. 또한, 제조사가 권장하지 않는 이상 비싼 고급 휘발유(Premium)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외에도 주유소별 로열티 프로그램이나 CAA 회원 할인(Shell 리터당 3센트 할인 등)을 활용하면 리터당 직접적인 가격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비 운전, '절약'을 넘어 '안전'을 담보하는 습관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수단으로 언급된 '경제 운전'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는 사실 가장 안전한 운전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급가속을 자제하고 속도를 줄이며 차량의 상태를 수시로 살피는 행위는 지갑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도로 위 사고 위험을 현저히 낮춰주기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국제 유가나 정유사의 가격 결정에 분노하기보다, 당장 내 차 트렁크에 쌓인 묵은 짐을 비우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대응이다. 4%의 공기압 개선, 12%의 저항 감소 같은 수치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은 습관들이 모여 '연비 20~30%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때,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가 주는 압박감은 비로소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온다. 결국 최고의 연료 절감 기술은 최첨단 엔진이 아니라, 운전자의 사소한 부지런함과 여유로운 가속 페달 조절에 달려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