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밴쿠버 '내 집 마련' 꿈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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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밴쿠버 '내 집 마련' 꿈 멀어지나

데자르댕 보고서 "글로벌 도시의 위험"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데자르댕 보고서, 토론토·밴쿠버의 주택 소유 모델 붕괴 경고… '뉴욕·런던화' 가속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12.9배 달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Impossibly Unaffordable)'
정상화 위해 소득 80% 인상 또는 집값 40% 폭락 필요… "이제는 렌트 중심 주거 대책 절실"
[Unsplash @Tiago Rodrigues]
[Unsplash @Tiago Rodrigues]
(토론토)
캐나다 중산층의 성공을 상징하던 '내 집 마련'의 꿈이 토론토와 밴쿠버 등 대도시에서 사실상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데자르댕 그룹(Desjardins Group)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도시는 이미 뉴욕, 런던, 시드니와 같은 '글로벌 지배 도시'의 주거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며 중산층이 영구 세입자로 남게 되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미 배는 떠났다"… 소득과 집값의 회복할 수 없는 격차

보고서의 저자인 카리 노먼 수석 경제학자는 "토론토와 밴쿠버의 주택 구입 능력과 소유율을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은 이미 불가능할 수 있다"며 냉혹한 현실을 짚었다. 수치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캐나다 전역의 세후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평균 7.5배인 데 비해, 토론토는 12.9배, 밴쿠버는 10.7배에 달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기관 데모그라피아는 이 수치가 9배를 넘을 경우 '불가능할 정도로 비싼(Impossibly Unaffordable)' 수준으로 분류한다.

글로벌 도시의 명성이 가져온 '양극화의 그늘'

토론토와 밴쿠버가 국제 금융 및 기업 본부의 거점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위상을 높인 것은 경제적으로 호재지만, 주거 측면에서는 재앙이 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시티 증후군'은 고소득 전문직과 저임금 서비스 노동자의 집중으로 이어져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보고서는 영국 런던(47%)이나 미국 뉴욕(49%)의 주택 소유율이 자국 평균보다 훨씬 낮은 것처럼, 토론토(52%)와 밴쿠버(46%) 역시 캐나다 전체 평균(67%)을 크게 밑돌며 점차 세입자 중심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0% 아니면 집값 40% 폭락해야 정상화?

노먼 경제학자는 주택 구입 능력을 과거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소득이 지금보다 60~80% 급등하거나, 금리가 0%대로 떨어지거나, 아니면 집값이 25~40% 폭락해야만 한다. 그러나 집값의 급격한 폭락은 심각한 사회·경제적 파멸을 초래할 수 있어 대안이 되기 어렵다. 결국 보고서는 이제 '내 집 마련'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가족 단위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렌트 주택 공급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성공 공식 '내 집' 달라진다

오랫동안 캐나다에서 중산층의 성공은 마당이 있는 내 집 한 채를 갖는 것으로 정의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데자르댕 보고서는 그 공식이 토론토와 밴쿠버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외치지만, 이미 벌어진 소득과 집값의 격차는 정책적 처방만으로는 메울 수 없는 '심연'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토론토와 밴쿠버는 더 이상 평범한 월급쟁이가 집을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돌아오지 않을 '집값 정상화'를 약속하며 희망 고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렌트에 살더라도 주거 불안 없이 아이를 키우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세입자 사회'를 추가로 검토하여 설계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수익보다, 거주자의 삶을 우선하는 렌트 시장의 혁신이 이 글로벌 도시들이 직면한 주거 위기를 해결할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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