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세 어머니의 전 재산 30만 달러를 저비용 ETF 포트폴리오로 직접 관리해 드리며, 연금 상품 구매를 만류한 아들.
전문가들은 수학적으로는 ETF가 유리할 수 있으나, 심리적으로는 '평생 보장되는 수입'이 은퇴 생활의 질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고 제언.
30만 달러의 일부를 사용해 CPP(국민연금)와 OAS(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70세로 늦추는 것이 가장 강력한 '천연 연금' 전략.
(캐나다)
어머니의 은퇴 자금을 지키려는 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연금(Annuity)'이 가진 독특한 심리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단순하게 숫자의 증가를 넘어, 은퇴자의 소비 행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숫자의 수학 vs. 소비의 심리학
재무 설계사 앨런 노먼에 따르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1달러를 인출할 때보다 확정된 연금 소득으로 1달러를 받을 때 은퇴자들은 두 배의 지출 만족감을 느낀다. 투자 자산은 미래의 인플레이션이나 수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선뜻 쓰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지만, 매달 들어오는 연금은 '내일도 들어온다'는 확신 덕분에 여행이나 외식 등 비필수적인 즐거움에 기꺼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연금은 자산의 규모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의 자유를 선물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연금 구매 시 고려해야 할 현실적 제약
물론 아들의 우려대로 연금에는 분명한 단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상실'이다. 한 번 연금 상품을 구매하면 원금 30만 달러에 다시 접근할 수 없으며,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이 없는 기본 상품의 경우 물가 상승에 취약하다. 또한, 조기에 사망할 경우 자녀에게 돌아갈 상속 자산이 사라진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큰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현재 어머니가 연 14,000달러의 회사 연금을 받고 있고, 향후 CPP와 OAS까지 합쳐 약 4만 달러의 보장 소득이 있다면, 남은 30만 달러는 인플레이션 방어용 투자 자산으로 남겨두는 것이 수학적으로는 타당할 수 있다.
가장 수익률 높은 연금은 '수령 시기 늦추기'
전문가들은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정말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사설 금융기관의 연금 상품을 사기 전에 '정부 연금 수령 연기' 전략을 먼저 검토해 보길 권한다.
65세부터 30만 달러의 일부를 생활비로 인출해 사용하면서, CPP와 OAS 수령을 70세까지 미루는 것이다. 70세부터 수령할 경우 CPP는 42%, OAS는 36%나 수령액이 영구적으로 증액된다. 이는 시중의 어떤 연금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과 강력한 물가 연동 기능을 제공하는 '무위험 고수익' 상품과 같다.
효도란 부모님의 자산을 불려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가진 돈을 걱정 없이 쓰실 수 있게 '마음의 평화'를 설계해 드리는 것이다. 전문 재무 설계사를 만나, '상속'과 '생활의 질' 사이에서 부모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균형점이 어디인지 깊이 대화해 볼 필요가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