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전역의 운전자들이 주유소에서 전례 없는 '금값' 기름값에 직면했다. 1일(금)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캐나다 평균 운전자는 2026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약 1,60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주유비… 연간 3,172달러에서 4,784달러로 수직 상승
CTV 뉴스가 50리터 연료탱크를 가진 일반 차량을 기준으로 주 1회 주유하는 상황을 분석한 결과, 가스버디(gasbuddy.com) 기준 올해 최저 평균가인 리터당 122.0센트일 때 연간 주유비는 약 3,172달러였다. 그러나 현재 전국 평균가인 리터당 184.0센트가 유지될 경우, 연간 비용은 4,784달러까지 치솟는다. 이는 불과 1년 사이에 1,612달러의 생돈이 기름값으로 더 나간다는 의미다.
"리터당 2달러는 이제 확률의 문제"… 이란 전쟁 여파 직격탄
전문가들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EN-PRO의 수석 석유 분석가 로저 맥나이트(Roger McKnight)는 "리터당 2달러는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확률의 영역에 들어섰다"며, 현재의 계산조차 보수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의 주원인은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폐쇄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이 전략적 요충지가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늘 당장 해협이 재개방되는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 끊고 나들이 포기"… 한계에 다다른 가계 경제
토론토 도심 주유소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미 일상생활에서 뼈를 깎는 지출 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운전자 아드리안 마셜은 "기름값을 감당하기 위해 육류 섭취를 현저히 줄였다"며 예산을 맞추기 위한 고육책을 털어놨다. 또 다른 시민 리코 아주세자는 "업무상 운전이 필수적인데, 기름값 부담 때문에 가족 및 아이들과의 여가 활동을 이미 포기했다"고 전했다.
고유가가 부른 '뉴 노멀',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맥나이트 분석가가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냉소적인 인사와 함께 "이 가격이 연말까지, 혹은 그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 일시적인 변동이 아닌 장기적인 '뉴 노멀'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캐나다 정부가 통제할 수는 없지만,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이 가계 경제를 파탄 내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유류세 한시적 인하와 같은 직접적인 조치나,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수요 분산 등 실질적인 가계 지원책이 시급하다. 시민들이 '운전을 위해 식탁을 포기하는' 상황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는 심각한 경제적 경고등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