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연방 정부가 항공 승객의 권리를 상습적으로 침해하는 항공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과태료 상한선을 기존보다 4배(현재 추진 중인 개정안 기준)에서 최대 40배(현행 기준)까지 높이는 초강수를 뒀다.
"벌금 2.5만 달러는 솜방망이"… 최대 100만 달러로 징벌적 과태료 부과
스티븐 매키넌 연방 교통부 장관은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 승객 보호 규정(APPR)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항공사에 부과하는 최대 과태료를 100만 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캐나다 교통국(CTA)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은 건당 25,000달러에 불과해 대형 항공사들에게는 실질적인 억제력이 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매키넌 장관은 "현재의 시스템은 고장 났다. CTA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현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식 '독립 심판관' 제도 도입… 민원 처리 속도 높인다
정부는 이번 인상안과 함께 이번 주 발표된 봄 경제 업데이트를 통해 영국과 유럽에서 시행 중인 '독립 심판관(Independent Adjudicators)'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환불, 접근성 문제 등 승객 불만 사항을 CTA 내부 인력이 아닌 외부 독립 기구가 전담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현재 97,000건이 넘게 밀려 있는 민원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항공사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각 민원 처리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이는 항공사가 승객의 정당한 보상 요구를 무시하거나 민원 제기를 방치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에어캐나다 등 주요 항공사 '위반 사례' 속출
지난해 CTA는 규정을 위반한 항공사들에 총 140만 달러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대표적으로 에어캐나다는 지난해 8월 단 닷새 동안 71건의 규정을 위반해 42만 6,0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당시 에어캐나다는 항공사 통제 범위를 벗어난 항공편 취소 시 승객의 선택에 따른 환불이나 대체 항공편 제공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금 액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집행'과 '중립성'
벌금을 100만 달러로 올리는 것은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관건은 얼마나 엄격하게 집행하느냐에 있다. 지난 수년간 자유당 정부는 승객 권리 강화를 여러 차례 약속했으나, 실제 규정 개정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또한 민원 처리를 외부 심판관에게 맡기는 방식에 대해 승객 권리 옹호 단체들은 "항공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외부 기구가 과연 중립적일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고질적인 민원 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 항공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연방 정부는 공정한 중재 시스템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